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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야기]한순간의 운명!


BY 뚝딱이 엄마 2004-09-10

결혼10년이 거짓말처럼 감쪽같이 흘러갔다

아니 이해의 마지막이 오면 딱 10년째로 접어드는거네...

 

'참 웃긴다! 어떻게 한 달 만나보고 결혼을 할 수가 있니 제 정신이니?'

 

그 정신나간 여자가 여기 있다!

 

첨으로 자진해서 선을 보고자 부모님께 통보한 그 해 겨울!

난 한남자를 만났다

스물일곱의 그리 늦지 않은 나이였지만 난 넘 지쳐있었고

따뜻한 맘을 가진 누군가가 있어 안정된 가정을 가지고 싶었다.

다행일까?!

그 남자의 미소는 따뜻했고 여지껏 만난남자들에게서 느껴보지못했던

순수함과 진실함이 맘을 끌었다

그러나 이게 사랑인지는 몰랐다.

난 이십대초반부터 거의 끌려다니다 시피해서 선을 10번쯤봤다

넘 어려서 세월을 손해보는거 같아 싫었고

넘 적극적인 남자들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늘 미안한맘으로 그들을

보냈어야했고 난 그게 넘 싫었다

사실 이사람이다 하는 사람이 내주위엔 나타나질 않았다

직업또한 남자들과거의 부딪힘이 거의없는 일이라 사귀기도 쉽지가 않았다

무엇보다도 선을봐서 결혼하겠다는 나름대로의 특이한 취향땜에 연애는 그냥 연애일뿐이었다면 좀 이상한걸까?!!

암튼 우린 선본 담날부터 하루도 놓치지않고 만났다

사실 첫날 겨우 30분정도 대화하고 같이온부모님 연로하셔서 빨리 모시고 집으로

가야한다며 가버린후 연락이 오리라 기대도 않했었다

왜냐면 이렇게 일찍 내 앞에서 일어서서 가버린 남자는 없었기 때문이다

담날 누군가와 함께 나를 만나러 와도 되냐는 그남자에게 그러라며 허락을 했고

그 누군가의 주인공인 그의 누님가족과 졸지에 면담을 하게 되었고 우린 졸지에

무슨 지금의 고속철을 어떨결에 올라탄기분으로 하루하루를 함께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야경이 있는 유원지에서 차를 마셔보고,시내 유명한 음식점에가서 밥도 같이먹고,추운겨울바다에가서 근사한 회도 먹고 ....만난지 겨우 이주일...우린 하지 않으면 않될

숙제를 하듯 서로에게 열중했다

그러다 딱 이주째 열이 나고 아팠다

출근해서 골골한 난 일이 많아 그를 만날수가 없을거같아  기다리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늦어도 좋으니 기다리겠다고 했다

매일매일 퇴근시간에 맞춰 마중을나오고 거의 저녁시간을 같이 했던터라

왠지 만나야 할것같은 의무감?이 내게도 있었기에 난 거의 2시간이 초과된 시간에

겨우약속장소로 갈수 있었다

아마 기다리다 갔겠지...역시....한쪽구석에서 그가 환하게 웃으며 일어났다

내가 나올줄알았다나! 나도 그냥 예감이 있었나 보다 그렇게 갔으니...

금방일어난 우린 내 컨디션도 그렇고해서 바로 시내볼일잠깐 같이 보곤 집으로 향했다

집근처 첨 만났던 곳에 잠깐 들렀다 가자는 말에 그렇게했다

딱 이주일전 이곳에서 만났던 우린 동시에

함께 첨으로 마주보고 얘기나누던 자리에  눈길이 머물렀다

묘했다!.. 이주만인데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듯 우린 마주보며

씽긋 웃었다.

얼음을 띄운 블랙러시안(이름이 맞는지 가물가물)을 이리저리 기울이며 아주 긴

침묵이 흐르고 첨으로 둘사이에 흐르는 어색한 분위기가 감당이 않되 난

아주 조심스레 조그맣게 포장한 선물을 그에게 건넸다

"이거요......,받으세요"

"네?......."

"그냥요...그냥 준비했어요"

사실 난 몸이 않좋은 날 위해 긴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그에게 

주기 위해 중간에 내려 선물을 준비했고

그 사실도 모르는 그는 몸이 않좋은데도 불구하고 나와준 내가 고마워 시내에서 내게

예쁜 셔츠를 선물해주었었다.

"우리 맘이 통했네요...여자한테 이런 선물받는거 첨인데요"

그는 아이마냥 들떠서 어쩔줄을 몰라하며 벙글벙글

좋아라 했다. 참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내 안에 있는 모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미소를 가진 사람이이었다.

일순간에 어색한 분위기에 활기가 더해지자 이 남자 용기가 생긴걸까

갑자기 아까와는 비교할수 없는 엄청난 어색함이 날아든건 이때였다.

"우리...결혼 할래요?"

".............옛?"

'이거 얼마예요?'그렇다 내가 들은건 이거다!

"우리결혼해요!"

"............"

난 이럴때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는지 연습을 해두지 않았다 아니 도대체 뭐라해야 되는지

알수가 없다  그러나 ...

"네!...해요 결혼..."

내가 도대체 뭐라는거야 이거...

아~우린 이주만에 서로 그야말로 어떨결에 뭔가 중대한것을

아주 순식간에 결정지은것이다

지금도 그 생각만하면 내가 그때 무슨생각으로 아니 무슨기운에 그랬나 싶다

일주일이라도 아니 하루라도 생각이란걸 해보겠노라고 해야 정상이 아닌가

암튼 이주만에 그래도 싫지 않으니 나또한 오케이 한거니 뭐 하여튼

그날밤 난 친정에 결혼결정 통보를 했고 놀란 부모님 밤새 한잠도 못잤노라고 나중에

내가 당신딸이 아닌거 같았다며 그러셨다.왜 않그러셨을까!!

그러나 더 놀라운건 소식을 들은 양가 어른께서 이왕할거 해넘기기전에 하자는 거였다

설날이 이주일후인데 이건또 무슨...

새해초에 사실 여동생 결혼날짜가 잡혀있고 한해에 둘이 결혼을 시킬수 없다는게

친정부모님의 말씀...,언니가 먼저 결혼해야됨은 물론 금년을 넘기면 않된다는게

어른들의 굳센?주장이셨다

어떨결에 한 결혼약속 사람이라도 제대로 알아보며 일년을 지내보자는 내말은 아무도

들어주는이 없었고 어차피 맘먹은거 밀고 가자는데 도저히 말릴수는 없었다

우린 설날을 바로 앞두고 화촉을 밝혔다

담날 제주도에서 맞은 설날은 너무나 특별했었다

이 모두가 한달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화해농장에 가서 큰맘먹고 들여놓은 화분을 손질하며 문득 고갤돌려 거실안을 들여다

보았다.

'여기 누가 살지? 여기 사는 사람 행복한가? 한달전의 그 여자는 어디가고

여기 아주 낯선 여자가 있네...내가 결혼을 하긴 한건가?..."

 

그때의 그여잔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그때만난 그 남자를 조금씩 사랑해가며 죽도록 미워도 해가며

그렇게 살고있다

그리고 그해 한해동안만 함께했던 그 많은 화분 다 말려 죽이고

아이낳고 키우느라 한쪽구석 켜켜히 쌓아두었던 화분들이

지금은 새로 산 몇가지 화초와 옆집에서 얻어온 새끼 화초들로

생기가 가득하다.

물을주고 정성껏 가꿔 제대로 한번 키워보러 한다.

이젠 나도 뭔가 알때도 되었으니깐...

 

한달이 가져다준 엄청난 내 인생의 변화을

많은 세월이 흐른 이제서야 서서히 온몸으로 받아들이니

참 인생은 엉뚱한 선택?의 연속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