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와 처서가 지났다.
정말 절기는 무서워서 그 우렁차던 매미소리가 한껏 잦아들고 있다.
한여름에 우는 매미소리는 여름날의 낭만이 아니라 소음 그 자체였는데...
올해는 왠지 남들이 인상쓰던 그 매미들의 아우성이 내겐 낭만의 속삭임으로 들려
주위로부터 이상한 눈초리도 감수해야했다.
그런데 지금...
나에게 들려오는 매미소리는 왜 이리 가슴 한 켠이 시리는 걸까??
매미의 노랫소리가 사그라진만큼 내 인생의 길이도 줄어든 것처럼 가슴속이 공허하다.
"맴맴매~~~~~~~앰" 애잔한 매미의 외침이 나를 슬프게 한다.
"아휴!! 엄마, 어떡하지? 통지표 아빠 보여줘야 하는데ㅠㅠㅠ"
"그러게에~~ 좀 더 열심히 할 것이지, 인제 어떡하냐? 하는 수 없지.^^"
개학날 아침 우리 모녀의 대화다.
중간고사보다 더욱 떨어진 기말성적 땜에 너나 할 것없이 스트레스다.
난 성적 가지고 심하게 굴진 않는다.
평소에 깡깐하게 공부하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뭐, 그런 엄마가 다 있냐?" 고 하면 할말이 없다.
나름대로,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아! 또 있다. 공부가 학생의 전부도 아니다.
내가 학교다닐 적엔 '공부가 학생의 전부다'라고 선생님들에게 시달렸지만,
나는 그렇다. "네가 하고 싶은 것 열심히 하면 그게 최고다. 어떻게 하면 네 인생이 행복해 질까?" 라고 아이들에게 말한다.
그래서 그런가 공부들을 못하니 ㅉㅉㅉㅉㅉ
항상 남편에게 구박 받는 건 공부 못하는 자식들이 아니라
자식관리 안 한다고 나만 구박덩어리다.
"나, 학교다닐때 우등생이었어도 너같은 남자 만나 요 고생이요, 너 머리좋다고 자랑이어도
맨날 힘들다고 푸념 아니냐?"
나의 외침이다. 헤헤 속으로만...
"네에~~~ 알겠습니다" 이건 표면적인 멘트.
어휴!!! 인생 정말 지겨워!!!
로또나 따~~~~~~~~~악 당첨되서 이 남자 뻥 차고 나 혼자 살았음 좋겠다.
아이들하고 즐겁고, 신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