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의 일이다. 인터넷 붐이 일면서 여러기관에서 주최하는 무료강좌를 통해 평범한 주부들에게도 컴맹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 그녀도 컴맹 탈출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강좌를 들으러 다니는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난 나의 아들과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그녀의 똑똑하고 예쁜 딸아이를 통해 그녀와 가벼운 이사를 하고 지냈다. 아이들 잘 키우면서 야무지게 살림 잘하고, 소박한 행복을 누리면서 예쁘게 사는 그녀의 모습에 칭찬을 보냈다. 그런데 그녀의 딸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을 때의 일이다. 그녀가 갑자기 이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물론이고, 아이들을 전학시키러 학교에 찾아간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채팅을 하다가 다른 남자랑 바람이 났기 때문에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8살 6살의 두딸과 졸지에 생이별을 하게된 것은 물론이고, 생활비를 안주기 시작하던 그녀의 남편은 작은 푼돈 까지 모두 빼앗고는 심한 구타와 함께 억울한 누명까지 씌우는 야비한 짓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견디다 못한 그녀가 이혼을 결심하고 옆에 살면서 평소 절친하게 지낸 언니에게 털어놓은 사실은 이랬다. 컴맹에서 탈출하게된 그녀, 호기심으로 시작한 채팅에서 가까운 도시에 사는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 이혼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언니동생으로 지내면서 일상을 이야기 하고, 서로 고민거리를 나누기도 하면서 그녀는 이혼녀와 채팅하는 것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남편을 이혼녀에게 서스럼없이 소개시켜 주었고, 셋이서 편하게 채팅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그렇게 지냈는데, 어느새 그녀의 남편과 이혼녀가 사귀면서 그녀 몰래 만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결국 결혼 9년의 세월과 아이들을 핏빛으로 가슴에 담았을 그녀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녀를 알았던 우리 아줌마들은 가정파괴범, 인간쓰레기, 사회의 암적인 존재인 이혼녀와 남자, 남편이란 존재에 대한 증오로 치를 떨면서 진심으로 분노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그녀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랬다. 그녀의 전 남편은 연상의 이혼녀와 함께 몇개월을 살다가 헤어지고, 지금은 아이가 있는 젊어 보이는 여자와 부부처럼 산다고 한다. 할머니가 계신 도시로 전학을 갔던 그녀의 딸들은 어느새 훌쩍 5학년 3학년이 되어서 예전에 다니던 초등학교로 다시왔다. 두번째 새엄마는 그녀의 딸들에게 친절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짐작한다. 가끔씩 그녀의 딸들을 보게 되면~ 밝은 웃음의 야무진 살림꾼~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곤 했었다. 오늘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그녀를 보았다. 예전의 긴머리를 자르고 짧은 숏컷트에 흰색 남방을 입은 그녀~ 웬지모를 회색빛 향기가 차분하게 묻어나는 그녀를 보았다. 자정이 훨씬 지나가는 이시간~ 그녀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