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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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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


BY 프리즘 2004-08-13

오늘 하루를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합니다.

나는 참 구제불능입니다.

지나가던 회색승합차 안에서 갓 두돌쯤 지난 애기를

핸들과 운전자 사이에 앉히고는 깔깔대며 즐겁게 놀던

젊은 부부를 보고 너무 놀랐던걸 반성합니다.

 

 

그 애기가 클랙션 빵빵대며 신나게 노는걸

주위 운전자들이 혀를 쯧쯧차며 비웃더라도 그냥 냅둘것이지

걱정되는 마음에 괜시럽게도 창문내려 손흔든후에 

위험하니까 그러지마시라한걸 반성합니다.

 

 

그 운전자가 암 생각없이 신호대에 정차한 내 옆으로 끼익~

사리살짝 다가와 다짜고짜 '시발년이 어쩌고 저쩌고'했을때

너무나도 기가막혀 아무말 못하고 있다가

정신차린 후, 울컥하는 마음에 신호위반까지 해가며 그차 따라잡은거 반성합니다.

 

 

나란히 달리는 상대편 운전자에게 무언가를 얘기하려면

공손하게 두손 모으고 환한 웃음으로 해야만 하는데

달리는 차안이라 황송하옵게도 차창으로 손짓밖에 못한거,

그 상대방이 손흔드는거랑 삿대질하는거 구분못하는 인간인거,

애기 무릎에 앉히고 운전하는 애아빠나, 옆자리에서 깔깔대며 웃던

애엄마나 개념없는 인간인거 미처 몰랐던 내 자신이 밉습니다.

 

 

이러저러 같은 애엄마로서 남일같지 않아 그랬다니까

애엄마라는 사람, 그때까지 안전벨트조차 안매고 앞자리에서 애기안고는

별 쓸데없는 참견하지말라고 땍땍댈때

애아빠라는 사람, 나중에 생각해보니 눈꼽만큼 미안해 건성건성 사과할때

그 개념없는 남녀 두분께서 휭하니 꽁무니 내빼기전에

똑같이 '시발노마 어쩌고저쩌고' 안해주고 끝까지 교양있는 척

존대말로 대해준거...................없는 뭐잡고 반성합니다.

 

 

(속상해방에 올릴까하다 그나마 여기가 더 편해서 올립니다.

저...원래 욕도 잘하고 상처도 잘받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