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물소리가 더위를 시어주던 그날..
꼭 15년만이였나보다...
고등학교를 갓졸업하고난 이듬해...
난 그와 남편을 함께 만났다...
남편의 고향 후배...
그리고 남편은 내가 친언니처럼 따르던 이웃언니의
남편의 친구였다..절친한..
몇번 만남을 가지긴 했지만,
그저 눈인사정도 하고 지나쳤다..
유달리 회사동료 남자직원들 이야기만 하면,
짜증을 부리고 시비를 거는 남편..
그런 남편을 재미있다는냥 바라보던 그사람..
설마 그두사람이 다 내게 관심있었다는건 알지못했다..
어느날 회사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던 그때까지는...
"여보세요..00씨??
안녕하세요...저 △△인데요.."
뜻밖이였다..
전혀내색않던 그사람이 전화한것이다...
만나고 싶다고...할말이 있다고...
한참 망설이다, 전에 내게 부탁했던 일이 있어,
그땜이구나 ..아무생각없이 수락하고 ,
첫만남을 가졌다..
그자리에서 그는 내게 관심있다고,
정식으로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너무도 뜻밖이였다..
그사람이 내게 관심있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남편은 , 나와 그가 만남을 가지던날
찾아왔고, 대뜸 그사람에게 주먹을 날렸다..
난 이해할수없었고, 불쾌한 기분에 일어서 나와버렸다...
한참후 두사람을 만나서야 그불쾌한 사건의 전말을 알수있었다..
남편은 오래전에 그사람에게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사귈수있게 도와달라고 부탁까지 했었단다..
그런데 그사람이 나와 사귀겠다고 했으니,
남편은 화가날수밖에 없었다고....
그후로 한동안 난 두사람모두 만나지 않았다..
나로 인해 25년을 한동네서 나서 자란 선후배사이를
갈라놓을수는 없지않은가...
하지만, 두사람은 포기하지 않았고,
교대로 회사앞으로 찾아왔다..
남편은 오토바이를 타고,
캔커피한개을 내밀고 사라졌고,
그사람은 말없이 딸기우유한개를
내게 주고 가버리곤 했다...
결국 결정은 내가 내려야 했고,
내가좋아하던 그사람이 아닌..
나로인해 너무 많이 힘겨워하며,
망가져가던 남편을 택해야했다...
그사람은 잘이겨낼수있으리라 믿었으므로..
나만의 착가으로....
그사람은 5년후 결혼했다고 전해들었다..
술로 살다시피 2년을 방황하다
멀리 이사가서 새로 직장잡고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했다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
이젠 다 잊었다고 생각했다..
이젠 다지난 추억이므로...
내게 아무런 감정없이, 웃으며
안녕!! 하며 볼수있으리라...
하지만, 나만의 오해였나보다..
오늘 개울물 건너 가족들과 단란한 모습으로
있던 그사람이 내시선에 들어오던 순간..
작은 설레임이 일었다...
물론 15년전 그때와는 사뭇다른...
지금도 날 기억할까...
아니 날 미워하고있을까....
짧은 순간이였지만,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그사람도 날알아본거 같긴해도..
우린 모른척 지나쳤다...
괜시리 어색한 스치움이 ..
남편에게 미안한맘이 들게 했다..
여자는 첫사랑을 잊지못하고..
남자는 마지막 사랑을 잊지못한다고 했다...
정말..
난 아직도 그사람을 잊지못하고 있는걸까??
아닐꺼다....
그저 지난시절 ,
딸기우유한통에
맘을 담아 주던 풋풋한 청년의 그의 모습만을 기억하고
살던 내게, 중년의 아저씨의 모습으로
부인과 아이들을 거느린 모습에
낯설어 혼란스러웠던게 아닐지...
문뜩 내모습을 비춰봤다..
여고갓졸업하고, 생머리 곱게 빗어넘기던
그때의 난..
펑퍼짐한 바지와 남편이 안입는다고 벗어놓은
민소매 티를 질끈 동여매서 입고,
아이들에게 소리질러대는 아줌마인것이다...
그래 추억은 추억인것이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그래서 난 그사람역시 젊은시절 아름답던 기억의
한페이지로 묻어두련다..
오늘은 남편을 위해 된장찌개나 끊여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