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야외로 가다보면 비탈진 산등성이쯤
희고 보라빛나는 도라지꽃이 시골 산밭을
지키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 색이 얼마나 깨끗하고 단아해 보이는지
나는 볼때마다 감탄합니다
풀이 무성한 밭 한켠쯤에
곱고 단정한 한복을 차려 입은 여인이
우아한 모습으로 서 있는듯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가슴이 아픕니다.
뭔지 모를 아픔이 가슴을 때리고 갑니다.
마음속엔 다하지 못한 숱한 얘기들과
상처들을 고이 간직한 채
말없이 비탈을 지키고 있는 듯한 한같기도 한 도라지꽃..
그래서 도라지의 향이 더 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에게 약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사는 사람은 주위에 상처를 줍니다
생채기를 냅니다.
그런 사람들은 가볍습니다.
남을 위해 멍에를 지지 않으니까요..
상대가 아플까봐 상처받을까봐
늘 조심하고 소리내지 않는 사람은
어디를 가도 약이 됩니다.
그래서 손해도 많이 보지만 사람을 사랑할 줄 압니다
사랑이 어떤건지 진정 아는 사람입니다
사랑은 희생도 따르고 책임도 따르고
아픔도 따릅니다
그런데 사랑은 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유일한
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사랑하기를 원하는 것 아닐까요
산야를 지나다 도라지꽃을 보면
웬지 가슴 한켠이 따뜻해집니다
소리없이 땅의 기운을 모아
기꺼이 약을 만들고 우아한 자태로
손짓하는 외로워 보이지만 결코 외롭지 않는
여인을 보는것 같습니다.
나도 따뜻한 사랑으로 세상을 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