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상추쌈을 좋아하지요. 삼겹살 집 에서 정다운 이와 술한잔 하며 먹는 상추쌈도 좋지만 지독히 더운 한여름날 찬밥 한덩어리을 상추에 얹고 매운 고추을 쌈장에 푹 찍어 밥위에 올려눟고 입을 있는데로 벌리고 볼이 터져라 먹는 그맛,그느낌.....
저는 결혼 전 까지도 쌍추쌈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어릴적 방학을 하면 시골 과수원을 하던 작은 외삼촌 집에 놀러가곤 했지요.어는 더운날 밥맛이 없던 저에게 외숙모가 싸주시던 상추쌈을 저는 고개을 돌리며 외면 했고 그러면 외숙모는 더 큰 상추쌈을 만들어 자기입에 넣고 맛나게 드시면서 나을 보며 웃었지요.전 그때 그렇게 큰쌈이 입으로 들어 간다는 것이 무척 신기하기도 하였고 외숙모가 웃을실때 마다 보이는 입안의 파란 잎사귀들이 전 너무 싫었습니다. 그렇게 상추쌈의 깊은맛을 모르듯이 인생의 맛도 알기전에 전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지요.
아이가 잠들어야 점심을 먹을수 있었던 그때쯤, 나을 위해 반찬하나 만들기도,냉장고에서 뭐하나 꺼내 놓기도,설겆이 몇개 하기도 귀찮아 질때 쯤....엄마가보내주신 유기농 상추가 내눈에 번쩍 띄었습니다.
상추 씻고 고추장 통째로 꺼내놓고 찬밥 한덩어리 그릇에 담아 저는 상추쌈을 먹기 시작 했습니다. 점심은 거의 매일 혼자 반찬하나 달랑 놓고 먹었던 때라 그 상추쌈은 내게 충격적인 여름의 향과 맛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전 그렇게 상추맛을 알게 되었고 엣날의 외숙모가 드시던 그 큰 쌈보다 더 크게 싸서 입안 가득 넣고 먹으면서도 어릴적 외숙모가 나을 위해 싸 주시던 그 상추쌈이 너무나 먹고 싶고
파란 상추잎이 여기저기 붙은줄도 모르고 환하게 웃으시던 까맣고 주름진 시골 외숙모의 얼굴이 가슴 아프게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