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6

사랑


BY 큰돌 2004-07-06

한 여름 서울의 여름은 옥이는 첨 느껴본다

훅훅 터져오는 후끈한 열기가 더위를 못 참는 옥이로서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

세멘트로 부뚜막이 되어잇고 수도꼭지 하나 그리고 벽에 싱크대처럼 옥이신랑이 베니아 나무 찬장을 전깃줄로 걸어 매어 단단히 벽에 고정시켜서 그래도 부억바닥이 넓어졌다

옥이는 뚱뚱해서 부엌에서 고개나 몸을 돌리려먼 항상 조심해서 살살 움직여야 벽에 건 찬장이나 부뚜막이나 아니면 바닥에 톡 나와있는 수도 꼭지에 부딪치지 않는다

그런 부엌에서 옥이는 세숫대야에 물을 받으면서 수건으로 등과 얼굴 그리고 바가지로 물을끼엊는다

하지만 서울물이 옥이가 사는 시골물보다 차지도 시원하지도 않다

옥인 갠시리 울화가 치민다

"아고 뭔 물이 이렇대 차가빚도 않구 시원하지도 않으니 .......으그 신경질나 이런데서 서울 사람들은 어떻게 산데 그리고 같은 한국인데 왜 이리 여긴 덥지  사람이 많아서 그러나"

옥인 혼자 앉아서 물을 끼엊으며 궁시렁 댄다

물을 닦고 옷을 입으니 땀이 다시 주루룩 흐른다

옥인 젖은 머리만 흔들어 댄다

이마로 내려온 짧은 머리를 화가나서 손으로 잡아 당겨본다

방문이 하나잇는데 밖으로 잇어서 열어놓지도 못하고 부엌문은 신랑이 열면 안댄다고 옥이한테 항상 주의를 주니 열지도 못하고 이래저래 옥인 성질이 난다

"햐고` 머 이런데서 어떻게 살어 자긴 아침먹고 나가면 그만이지만 난 머야 똥개도 아니고 맨날 컴컴한 좁아터진 방에서 여기가 교도소야 개집이야 내가 미쳤지 이런데로 시집을 오고""

옥인 혼자 신랑 원망을 해본다

그자리에 그 한낮에 신랑이 잇엇음 옥인 한바탕 햇을것이다

옥인 누워서 배를 만져본다

작은 생명이 옥이 뱃속에서 지낸다

이제 두달

친정 엄마는 애가 안들어 선다며 췌퀴화 꽃을 달여 먹으면 애가 생긴다고 그걸 시골서 달여 왔다

옥인 그걸 먹은지 얼마 안되서 애가 생겻다

시골 부모님 한테 알려야 하는데 옥이나 신랑은 챙피하다

밤에 글쩍글쩍 해서 애가 생겻으니 어찌 엄마한테 말을 하겟는가

오늘도 둘은 서로 미룬다

공중전화기로 가면서 둘이 말한다

'자기야 오늘 은 정말 자기가 말해요 엄마가 걱정하잔아 아직도 소식이 없냐구 응?알았지?"
"알앗어 내가 말할께 걱정마"

하지만 대로변 공중전화 박스에서 망설인다

"빨리 번호 돌려서 걸어 머해?"
"알았어 지금 하려고 하잔아 갠히 그러네"

"안해?한다며 "

옥인 은근히 신랑의 머뭇거림이 맘에 안든다

하지만 절대로 옥이가 한다고 나서진 않는다

왜냐면 옥이도 챙피해서 절대 말을 못한다

그날도 역시 며칠째 벼루기만 할뿐 둘은 다시 뿔딱지가 나서 손 도 안잡고 되 돌아 온다

되 돌아 오는길에 둘은 다른 방향만 처다보며 되 돌아 간다

옥이가 화가 나서 막 걷는다

신랑을 화나게 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막 걸으면 신랑은 겁을 먹고 항상 먼저 빌고 들어온다

왜냐면 뱃속에 애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신랑은 바로 손을 잡고 옥이를 위해 빌고 애교도 떨고 기분맞추느라 신랑은 전화하는것보다 어 어렵다

옥이는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자기 낼 은 꼭 전화해서 말 할거지?"
"응  알았어 아까 하려고 했는데 정말 용기가 안나서 그랫어 낼을 꼭 할께 제발 그렇게 걷고 빨리 걷고 화내고 그러지마 알았지?"

"응"

옥이는 신랑 손을 꼭 잡는다

옥이의"응" 소리에 신랑도 따라 좋다

옥이는 생각한다

'뱃속에 애기기 이렇게 나 한테 큰 빽이구나 "

하고 말이다

저녁에 마주앉아 먹는 김치와 깍뚜기와 물 한잔이 옥이는 행복하다

신랑이 먼저 옥이에게 물을 먹여준다

"물먹고 밥 먹어 체 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