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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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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톡 따고, 초록고추 똑똑따며..


BY 아침이슬 2004-06-30

2004년 06월 30일 11:40:47

 

 

 

오이 톡따고, 고추똑똑따며...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양이 땅속에서 스믈스믈 기어오르는 모양으로

짙은 초록위를 기어다니고 있다..

 

쏴한 아침 공기는 심호흡이라도 크게 하고프게 넘 상쾌한 맛이 난다.

여름 맛에 상쾌한 맛 외에 무슨맛이 이리도 맛있을까???

 

잡초 쿡쿡 ?아 하나씩 심어둔 가장자리 들깨 방을 지나고,

줄줄이 이어지는 고구마 순을 발로 밀어내며 흙위를 밟으며 발을 앞으로 밀어들어간다.

 

슬리퍼 위로 가끔씩 감겨져 오는 초록의 순이 발등을 간지럽힌다..

햇빛이 쨍하고 났던날...구름이 뭉게뭉게 햇빛을 조금씩 가리었다, 내어 놓았다 하던날에 모자 푹 눌러 쓰고 장갑에 까만흙 몽실몽실 묻혀가며 폭폭 심었던 고구마순....

비거름을 받아먹은 순은 이제 발밑에 밟힐까 염려스러우리 만큼 싱싱하게 자라 나왔다...

 

밭 한가운데에서 작은 소쿠리한개 끼고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왔다 갔다하는건...고민스런 반찬하나 해결하기위함이라.

 

엊그제 김치에 넣는다고  베어 버린부추는 삐죽삐죽 새싹만 올라와있고,

더운 날씨에 동을 길게 올린 청상추는 맛있는 느낌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기힘들정도로 너무 크게 자라버렸다.

 

짙은 보라색 꽃을 예쁘게 피운 가지는 아직 그럴싸한 모양의 가지가 달려있지 않는것이 줄기만이 통통하게 작은 이슬방울을 머금고 있고,

주먹만한 공모양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토마토는 아직도 빨개지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것 같다.

 

오늘 내게 만족한 반찬거리를 제공해줄 것은 그러면 요것들이니.

넝쿨 따지 않고 나는대로 기르고 있는 오이가 손으로 비집고 헤집지 않으면

하나 딸수 없으니 엉덩이 위로 빼고 목한참을 숙여 팔등을 꼬집듯이 꼭꼭 찌르는 순들을 들어 본다.

 

조롱조롱 달려있는 키작은 오이가 며칠보지 않은새 넘 늙어버린게 많아 조금은

맘상했지만 톡 따는 그 느낌하나만으로 얼마나 행복한 마음이 되는지... 쪼르르 흘러내리는 초록의 물이 오이냄새를 물씬 풍기며 땅에 작은 원을 그린다.

 

손끝에 달린 오이순을 지주대에 척척 걸쳐 놓고 돌아나오며 또하나 식탁위로 가져가야할 것이 눈에 뜨인다.

날씬하게 쭉쭉 뻗어 몸짱인 초록 고추...

엄니..따라다니며 약치지 마세요..

약치지 마세요...했던 그 초록 고추가 된장한번 푹찍어 하얀 밥한술과 먹으면 그 상큼한 맛이 아침을 더욱 상쾌하게 해 줄 것이어라.

 

비니루에 구멍뚫는 아빠가 앞장서고.

아들아인 뒤서서 물조리로 구멍에 물을 채우고.

어리고 어린 파란 고추모종을 꼭꼭 심으며 내가 뒤를 따르며 만들었던 고추밭.

내손으로 심고 키운 고추를 똑똑따는 기분은 행복을 똑똑 내게로 따오는 기분이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밭에 채소들이 병마에 잘견뎌 주기를 바라며 내 식탁위엔 오늘도 파란 고추와 오이볶음이 나란히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