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멜로오온
멜로네 야쪼오---
워터 멜로오온
멜로네 야쪼오---"
베네치아 시장통에서 과일장사 하는 아저씨가 외치는 소리입니다.
베네치아 과일장수는 수박이나 메론 껍질을 벗겨
깍뚜기 모양으로 썰어서 얼음통위에 수북히 쌓아놓고
일회용 컵에 담아 이쑤시게를 하나씩 꽂아서 팔더군요.
후덥지근한 베네치아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목이 마를때
배불뚝이 아저씨가 소리치며 파는
이수박과 메론을 한컵씩 사서
이쑤시게로 콕콕 찍어 먹으며
저는 애들과
"워터 메엘로온
멜로네 야쪼오...."
외치며 킬킬거리고 다녔답니다.
벨기에와 뮌헨에서도 붉은 체리와 사과를 사먹으며 과일장수 흉내를 내니
과일장수 아저씨들이 재미있어 하더군요.
아뭏든 여행을 다니면서 싱싱한 과일을 사먹는 것은
지친 여행자의 몸에 비타민을 공급해서
활력을 찾아주므로 퍽 잘하는 짓이랍니다.
베네치아...
베네치아는 옛날에 서고트족이라나 훈족이라던가 하는 외적이 침입을 하자
사람들이 베네치아로 피난을 가서
그곳의 어부들과 갯벌을 다진다음 거기다가 건물을 세우고
장사를 하며 살기 시작했다네요. 유명하지요? 베니스상인?
그런데 물이 점점 들어와서 지금은 건물들의 아래층은 모두 물에 잠겨 있으며
시내를 돌아다니려면 시내버스가 아닌
시내배를 타고 다녀야 했습니다.
배한번 싫것 탔습니다요.^*^
베네치아에서 이틀을 머물렀는데
첫날은 싼마르코 성당,두깔레궁전과 박물관, 감옥, 탄식의 다리를 관람하고
배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휴양지 리도섬으로 가 백사장에 앉아
푸르고 잔잔한 지중해를 바라보며
준비해간 햄과 빵,음료수,맥주, 과일로 저녁을 먹었답니다.
유럽여행은 여름이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날씨는 춥기도 하거니와 오후 4시만 되면 깜깜해 진다는데
우리가 다녔던 여름엔 밤 아홉시가 넘어도 해가 남아 있으니
그만큼 돌아다닐 시간이 많아지니까 말입니다.
다음날도 배를 타고 돌아다니며 조르쥬 성당, 꼬불꼬불 이어지는 상가 골목들을 돌아보고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섬으로 가서
그옛날부터 내려져 온다는 기술로 만드는 예쁜 유리새며 유리말 유리꽃등 갖가지 유리공예품과 그것들을 만드는 모습을 관람하고
다시 리도섬의 백사장으로 가서 저녁도 먹고 조개도 줍고 놀다가
시간이 되어 나폴리로 가는 밤차를 탔습니다.
여기서
빼놓고 넘어갈 수 없는게 있는데
그것은 두깔레 궁전에 달린 어둡고 무서운 감옥 이야기랍니다.
두깔레 궁전 옆에는 감옥이 세워져 있었는데
궁전과 감옥 사이엔 당연히 일층 높이까지 물이 들어차 있었으며
그 물위로
시멘튼가 돌인가 하옇든 절대로 부숴지지 않을것 같은 튼튼한 통로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궁전과 감옥을 이어주는 유일한 이다리는
천정이며 벽으로 단단히 막혀 있어
절대 밖으로 탈출할 수 없었으며
단지 바다쪽으로 작은 구멍이 몇개 나 있었습니다.
그러면 감옥은?
빛이 한점도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굴속같았으며
창은 제손목 굴기만한 철근으로 촘촘히 막아 놓았고
그안에 들어 가 있는 느낌은
출구가막힌 수키로 땅속 갱도안이 그럴건가 싶을 정도로 막막하고 답답한것이
그누구도 그 감옥을 탈출할 수 없을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 피옴비 감옥에서 탈출한자가 있었다니
그가 바로 그유명한 카사노바라는군요.
죄수들은 그 깜깜하고 냉냉한 감옥에 갇혀있다가
궁전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통해 사형장으로
걸어가는데....
그때 통로의 벽에 나있는 애기주먹만한 구멍을 통해
세상의 마지막 빛을 바라보며
자신의 인생을 탄식했더랍니다.
그래서 그 다리 이름이
"탄식의 다리"라더군요.
근데 말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죄수 다루기를 참으로 잔인하고 참혹하게 했던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 무시무시한 감옥에 갇힐만한 죄를 진자가 얼마나 됐겠습니까?
물건을 훔쳤다고 거기에 가뒀을까요?
아니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거기에 가뒀을까요?
왕과 그를 둘러싼 권력의 무리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협한다고 여겨지는 출중한 인물이나
반세력을 잡아들여 가두어 놓았던곳이 거기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냥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