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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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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스러운 여자


BY 가을단풍 2004-06-20

내 이름은 요사스러운 여자였다,

그것도 꼬리가 아홉은 달린 천년 묶은 구미호렸다.

예전부터 구미호같은 내 성격을 알고 있었지만 새삼 싫다는 느낌이 들어온다.

어제는 일기장에 예쁘게 일기를 썼다.

불자의 귀감이 되게 성실하고 예쁘게 살겠다고.

헌데 오늘은 그 맹세는 커녕 아침부터 온 가족을 들들 볶았다.

아이 둘은 볶이다 못해 독서실로 피신을 갔다.

남편은 왔다 갔다 좌불안석이다.

막둥이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밭았는지 엄마한테 꾸중을 듣고 울고 있는 아이를 4절 스케치북에 가득채워 넣었다.

눈물이 어떻게나 많이 흐르는지 그 표현도 가관이다.

재주도 좋지 가르친적도 없는데 어떻게 그 큰 스체치북을 가득 메꾸었담.

저거 저거 저 자식 이 다음에 그림 그린다고 하면 어쩌나.

나를 닮으면 안되는데.

행인지 불행인지 아이셋이 모두 개성이 강하다.

거기다가 모두가 대찬성격이다.

그러니 피곤할수밖에.

한가지도 그냥 넘어가는것이 없다.

학교 준비물 챙기는 것부터 질문에 대한 답변 또한 똑 떨어지지 않으면 그냥 넘기질 않는다.

어찌보면 복 이련만 아이들 기르기가 너무나 벅차다.

이런 여자 셋에 비해 남편이라는 사람은 돈 벌어오는 거 외로는 달리 쓸데가 없다.

어제는 성실하게 살아오는 남편에 대해 한없이 감사하고 아이셋이 모두 잘 자라주는것에 대해 한없이 감사했었는데

문제는 그 놈에 씽크대.

몇일부터 하수구가 꾸루룩 거리더니 드디어 꽉 막혀 버리고 말았다.

아침부터 낑낑거리고 하수구를 해부하여 걸름망을 청소하고 다시 맞춰놓으니 이번에는 고무 빠킹이 녹아서 물이 줄줄 샌다.

아휴

이걸 내일까지 어떻게 참아.

텔레비젼에 정신이 팔려있는 남편에게 "랩 가져와.

아니 그거 말로 헝겁 반찬고 있잖아 그거 넓은걸로 통째로 가져와."하고 소리를 질렀다.

고무빠킹 대신 둘둘 말아 간신히 처리를 했지만 여전히 졸졸 샌다.

아이구 열받더.

어제는 변기통이 막혀 압축기로 뚫어놓느라고 얼굴에 오물이 튀어 죽는줄 알았는데.

그것도 분명 남편 것이렸다.

그것 말고 또 있다.

방마다 손잡이가 고장이 나서 어느때는 밖에 있는 사람이 열어줘야 밖으로 나올때도 있다.

그런데 이남자는 한결같이 태평하다.

내가 아무리 여우 꼬리를 아홉개나 달았다 해도 오늘은 도저히 참을수가 없다.

우리 남편 신조

죽도록 돈만 벌자.

아니 아니 틈틈히 술도 먹고 놀음도 해야지

내 신조.

죽도록 공부만 하자.

아이들에게 온힘을 기울여 공부를 시키자.

나도 있는 시간껏 이용하여 내 공부를 하자

이놈들아!

내가 이렇게 공부를 해도  이다음엔 나를 무시하겠지.

모두 니들 잘난맛에 살렸다.

나도 일찌감치 속차려야지.

이러니 살림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입으로 때우는것도 남편에게나 통해 먹을일이지

깨지고 고장나고 틀어지는데는 꼬리를 아무리 길게 늘어트리고 흔들어도 통해먹질 않는다.

이제는 집안에도 투자를 해야 할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