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빈,
베토벤,모짜르트,요한스트라우스,슈베르트...
길가의 가로수도 교향곡의 흐름처럼 춤을 출것 같고
내리는 빗방울도 왈츠에 맞춰 콩딱딱 콩딱딱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칠듯하며
흐르는 도나우강물은 첼로 현의 비브라토에서 나오는 음처럼 폭신폭신 부드럽게 넘실거릴것이며
오가는 사람들 모두 오선지위의 콩나물 나래비 처럼 흘러다니리라
상상되는 비엔나.
우리가족은 기차를 타고 오후 늦이막히 프라하를 출발해
깜깜한 밤이 되어 도나우타워의 반짝이는 불빛을 바라보며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에 들어섰습니다.
기차에서는 단체로 여행하는 3-40명의 우리나라 아줌마들을 만났습니다.
계원들끼리 여행을 다녔던가봅니다.
친구랑 둘이서 여행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등학교때 밤기차타고 부산 태종대며 해운대로 놀러갔을때처럼 말입니다.
그때,
용산에서 완행열차를 타고 가다 서다 가다 서다
밤새도록 달려 부산에 도착했을때,
참, 세상이 신기해 보였더랬습니다.
지도에서만 보았던 생각속에 세상이 실지로 거기 있었으니까요.
우리가족은
자정이 다 되어서야 예약해 놓은 호텔
쉔부른 궁전옆
쉔부른 호텔에 도착하여
즉석우거지국 한그릇과 빵으로 주린배를 채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들었는가 싶었는데
오호로리 뾱뾱뾱
오호로리 뾱뾱뾱
지저귀는 새소리에 눈을 뜨니
방안 가득 맑은 햇살이 들어오고
창밖으론 잘생긴 나무들이 푸른 잎을 팔랑이며
그새 아침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씻기고 챙겨서 아침을 먹으러 내려갔더니
아! 식당도 근사했고, 맛있는 요구르트며 햄, 소시지에
빵도 푸짐했고 갖가지 쥬스와 과일도 신선했습니다.
맛난 아침을 배불리 먹고 나와 호텔을 둘러보니
벽에 걸린 마리아테제의 초상화며 벽화와 천정화가
화려하고 웅장한것이
마치 궁전 같았습니다.
하루밤을 더 머물 예정이어서 중요베낭만 챙겨 호텔문을 나서는데
어린 여대생 두명이 같이 다녀도 되겠냐고
물어왔습니다.
안될일이 무에 있겠습니까?
시내로 나와 걸어다니며 미술사 박물관이며 자연사 박물관
모짜르트가 살던집,성슈테판성당,벼룩시장 구경을 다녔습니다.
요금을 내야 되는 박물관에서는
일곱명 모두 한가족이라며 가족티켓을 끊으니 그 여학생들은
입장료가 절약됐다며 아주 좋아하더군요.
날씨는 맑고 덥고
점심을 먹고 나자
남편은 도나우강가에 가서 한잠 땡기는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더군요.
내가 말했습니다.
"있잖아... 있잖아...
나는 빈에 오면
내가 좋아하는 슈베르트를 만날 수 있을것 같았거든요.
슈베르트를 만나보구 싶은데...
우리 버스타고 교외로 나가서
슈베르트 무덤이 있는 공동묘지로 갑시다."
"에이, 엄마, 더워 죽겠는데 거길 뭣하러 가자그래?"
"엄마는 슈베르트를 만나봐야 겠어."
"엄마는 쇼팽두 아니고 왜 하필이면 슈벨트야?"
"슈벨트가 불쌍하잖니...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장가두 못가보구 젊은나이에 죽었잖니."
"엄마, 불쌍하기로 치면 베토벤이 더 불쌍하지.
술주정뱅이 아버지때문에 손가락에서 피가 날때까지 밤새도록 피아노 연습하고.."
"그래도 엄마는 슈벨트가 좋거덩.
그 노래가 을매나 애절허냐.
슈벨트 만나러 가자. 엉?"
그때 남편이 나섰습니다.
"어이, 이사람아...
슈벨튼지 뭔지 지금 도나우강에 와서 멱감고 있다거덩.
빨리 가 봄세..킥킥킥."
그래서 우리일행 일곱명은 도나우강가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다뉴브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