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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에 관해서...


BY 로맨티스트 2004-06-17

무료함을 달래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놀이나 게임은
항상 유행을 타기 때문에 예전에는 밤을 새워 놀면서도 재미가 있었는데,
그 언제부턴가 시들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기억도 없이 까맣게 잊어질 때가 종종 있다.


그토록 전폭적인 만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오던 전자오락도
10년 넘기기가 어려울 만큼 시대적 상황에 따라 놀이문화는 수시로 변해 가는데,
유독 한 시대를 초월하며 불멸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고스톱놀이는
그 사랑이 언제까지 이어갈지 이제 막 재미를 붙이는 얼치기 하수들에서
진정한 고수들까지 날고 기는 귀신 아무도 모를 일이다.


19세기 일본에서 도입되었다는 고스톱은 너무 아이러니컬한것이
진작 본고장에는 시들해져 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얘기고 보면,
무엇이 그토록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습성에 맞게 길들여졌는지 알기 어렵지만
특별한 사유 없는 한 이미 롱런을 충분히 예감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예로부터 조상 대대로 즐겨 내려온 윷놀이도 있지만 견줄게 못되는 것이,
화투 한몫과 조그만 방석 작은 방한 칸만 있으면 즐길 수 있어 단 한판에도 거금을
거 뭐 질 수 있는 성질 급한 우리네 습성에도 맞아 떨어져 빨리빨리 성격에 부합되는
누가 뭐래도 4천만의 오락 경기 중 단연 으뜸놀이임에 전혀 하자가 없다.


더구나 나이 들어 특별히 취미생활이 없던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놀이가
없을 정도로 쉽게 배울 수 있고 상가 집 같은 밤새울 곳에서
특히 날밤을 새운다는 것은 여간 고통이 아니므로 하룻밤을 새우며 지켜주는 예절은
경험자들의 그칠 줄 모르는 찬사가 이를 잘 증명해 주기도 한다.


특히 노인들의 치매예방 오락경기로 그만 이라는 학설에 근거를 두고, 
처음에는 하나같이 재미로 친다고 시작 하지만 한푼 두 푼 나가다보면
돈 잃고 마음좋은 사람 어디 있겠나, 부자지간이라도 따서 돌려주는 한 있어도
일단 게임에 이기자면 전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어
머리싸움으로 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작은 모포 위 인생 상담소에는 인간의 온갖 희로애락이 맥을 함께 하며,
한 번만 자리잡아 놀다 보면 대개의 심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어 각자의 노는 수법이
성격그대로 나타나기에 어느 누구는 각 패가 좋게 들어야 치는 사람으로
이는 이기기 어렵고 많이 딸 수가 없어 대개 안정적인 샐러리맨들이 즐겨 치고,


피만 먹는 사람들은 적게 잃는 게 목적으로 봉급생활자들이 많고,
흔들 패가 들어야 치는 사람은 잃던지 따던지 크게 한탕주의를 노리는
주로 사업가들이 많은 이유도 그렇다.


초식불길이라고 초반에 몇 번 먹을 때는 겸손하던 마음도 아니나 다를까
계속 주머니가 닳도록 들락날락 배추 잎을 꺼내다보면 분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돈 때여 가며 속 좋은 사람 어디 있을까?
첫 다하면 따야지 잃은 사람만 속 타고 다급해진다.


또한 고스톱이 주는 교훈과 규칙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하는 10가지 수칙은 임의로 변경해선 안 되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그 첫째가 낙 장 불입으로 일단 버린 패는 거둬들이지 않는 게 신사도로
자녀교육에도 한번 실수는 인생낙오로 철저한 인과응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둘째 먹을게 없을 때 버리는 순서로 비, 풍, 초, 똥, 팔, 삼은
위기상황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제시하고 있다.


셋째 밤일 낮 장으로 선 잡을 때 결정하는 순서로 위계질서가 있어야 하고,


넷째 광 박을 두는 것은 인생은 결국 힘이있어야 함으로 광 하나는 기본으로 삼고,


다섯째 피 박은 사는 것에 소홀함 없도록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여섯째 쇼 당은 양자의 기로선택에서 현명한 판단력을 가르치고,


일곱째 독 박은 상대방에게 점수를 나게 패를 주었을 때 책임소재를 분명히 제시하고,


여덟째 고를 부르는 것은 인생은 결국 기회가 오면 결정적인 찬스에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게임이며,


아홉은 스톱으로 미래의 위험을 내다보며 예측력을 기르도록 가르치고,


열 번째 나가리(무효)는 허무한 노자사상으로
때로는 빈손으로 돌아 갈 때도 있음을 일깨워 주고 있다.


아무리 고스톱은 치는 사람 마음대로 정하기 나름이지만,
최소한 지켜야할 룰을 정함으로써 비록 돈내기를 할지언정
기본은 있어야 한다는 언약이며 도리이다.


한 판에 몇 분이 안 걸리는 고스톱은 칠 때마다 순간의 판단이
그 날의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에 철저한 머리싸움으로 고와 스톱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어느 피를 먼저 버리고 무엇을 취해야 하고,
미리 안전하게 피 박부터 면할 것인가 아니면 조금 무모하더라도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고를 부르느냐 패 한 장을 내칠 때마다
전광석화 같은 빠른 머리회전으로 한번의 오판은 두고두고 후회만 남기 때문에
절대 2등을 허용 않는 고스톱게임에서 실수는 치명적으로 탄식만 이어질 뿐이다.


고스톱을 처 보면 선수들은 눈빛부터가 달라진다.
한판을 돌고 나면 우선 상대가 무엇을 들었나 알아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내 욕심만 차릴게 아니라 상대방을 견제하며
풀어줘야 제 삼자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다.


아무리 운칠 기 삼(운 70% 기술30%란 뜻) 이라고 하지만,
잘될 때는 옆 동네서 싸놓으거 한 무더기 들어오다 보면
순간적으로 순위가 바뀌어 벌어진 입 감추기가 민망해질 때도 많아진다.


이토록 전 국민이 즐겨 노는 고스톱이 모두에게 사랑을 받으면서도,
가끔 일부 중독성 환자들이 놀이 삼아 치는 게 아니고 직업 삼아
결판을 내기 때문에 사회문제화가 되기도 한다.


더구나 잃은 돈 복구하겠다고 하얀 밤을 꼬박 새우고 나면,
무릅 썩는 줄 모르고 성한 몸이라도 배겨날 장사 없어
일부 몰지각한 불로소득을 노리는 꾼들 때문에 수많은 팬을 확보했으면서도
본의 아니게 게임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탄을 받기도 한다.


때로는 어느 경기보다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빠져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만 생활 속에 너무 깊이 파고들은
고스톱 인구는 이제 하나라도 늘면 늘었지 줄지 않는다는 것이
즐기고있는 매니어 들과 전문가들의 얘기고 보면 폐해만 따지며 배척하기보다는
건전한 놀이문화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만인의 혼을 빼는 고스톱의 매력이
어디에 있는지도 연구할 필요가 있어야겠다.


일년에 한번 명절날 일가 친척 살붙이들이 한 테 모여 접전을 벌이다보면,
상대방이 누구든지 돈 잃으면 기분이 좋지 않아 언성을 높이는 것은 일도 아니고,
며느리가 시아버지에게 죽으라고 욱 박 지르고, 사위가 장모에게 똥 먹으라고
패륜을 공공연하게 권하는 사회가 고스톱이다.


국민가수 조용필 팬보다도 더 많은 1천만이 즐긴다는 고스톱!


그 고스톱이 요즈음은 인터넷을 만나 양지로 나와 가정에서 놀 걸이가 없어
10원짜리 치던 가정주부도 몇 달 지나면 꾼 이 되는 마당에,
인터넷고스톱은 이제 두 사람이 만나도 맞 고를 치는 세상이 되었다.


서양에 포커가 있다면 중국에는 마작이 있고 한국은 고스톱이 있다.


그래도 한국의 고스톱은 포커나 마작에 비해 갈수록 상종 가를 치며
만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은 사람냄새가 나기 때문 아닌가!


고스톱 매니어 들은 말한다.
치는 방법이 지역 따라 사람 별로 칠 때마다 달라 심지어 한 동리에서도
정해진 규칙이 천차만별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치기 전에 규칙을 알고
또는 방법을 정하고 쳐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툼이 일게 된다.


공연히 마음만 급해 섣불리 대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이다.
아무리 동네마다 치는 규칙이 달라도 결국 점수를 많이 얻기 위해서라,
피의 숫자를 늘리고 바가지의 종류를 늘리는 방안으로
남북통일보다 고스톱 통일이 더 어렵다고 말하는 것도,
시간이 갈수록 통일 규칙 안이 나오기보다 오히려 더 다양해지기 때문에
고스톱이 더욱 만인의 사랑을 받는지도 모를 일이다.


배경음악 : 춘부라더쓰 - 고스톱 랩소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