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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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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전 처음으로~~~~~~


BY 억새풀 2004-06-17

갑자기 맘을 바꿔 먹었다.

오늘 아침 사무실로 다시 자리 이전을 하고 이사떡을 갈라 나눠 먹기 직전에.

순간 오늘 가 봐야 겠다고 맘을 확 바꿔 먹고 휴가 일지를 서둘러 써서 결재를 맡고

12시에 큰 바늘이 왔다 갔다 하길레 맘 급한 이 아지매는   잠시 옆 사람들 눈치 쬐끔 살피다가 슬그머니 가방을 집어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는  사이 내 머릿속은 이미 공개 방송에 가고 있었다.

우리의 주인공 영숙씨는 어찌 생겼을까?

진짜로 실물이 더 이쁠까?

울방 지킴이 역을 너무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꽃님이는 어떤 여인일까?

이 여인한테는 공로상 이런거 하나 줘도 아무도 안 말리는디.........

그리고 진짜로 천상 여인인 여인이는 진짜로 여인일까? 아닐까?

 

그리고 시골 향기는 정말로 글에서 베어 나는것 처럼 편안한 그리고 순수한 시골 아줌마의 모습일까?

아니면 순수한 이미지 은근히 베어나지만 도도한 파워 우먼 이미지일까?

 

그 옛날 우리의 대경방 짱님은 어떤 모습으로 쨔쟌 하고 나타날까?

하도 오랫만에 만나서 내 미모를 다 잊어뿔지도 모르는데~~~~~~~

그라믄 난 어떤 모냥을 하고 가면 척  알라볼꼬?

아이구 이것 저것 생각하니 머리에 쥐 날라 칸다.

난 절대로 복잡한 것은 사절이다.

젤루 쉽게 가슴팍에다가 명찰을 달고 가자.

아이구 모르겠다 일단 가 보면 무슨 수가 나겠지.

 

근데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하늘에 구멍이 났나?

우리의 만남을 하늘에서 질투를 하는지 괜한 심술을 부린다.

우리의 만남 장소가 스카이 파크 그러니까 쉽게 얘길하면 즈그들 동네에서 논다고 샘을 쪼까 하는가 부다.

그렇치만 하늘님 쬐끔만 뿌려 주이소.부탁 하니데이.

하늘 공원에서 잠시만 놀다 갈테니께요.

 

하늘로 들어 가니 벌써 인간 세상 사람들이 하얀 옷을 하나씩 걸쳐 입고 자리에 꽉 앉아 있고

앞 마당위에는 무슨 악기들이 쭉 보이고

정말로 tv에서 보든 비슷한 것들이 무대위에 쫙 놓여 있고

아 !이런 거구나.공개 방송이란것이

근디 유명한 우리의 스타 영숙씨는 언제 나오노?

아이구 속 천불나네.

내 아는 사람 어디 없나 아무리 고개 뻬고 휙 둘러 보고 또 둘러 보고

워찌 내 알아 보는이 하나 없고 진작 내 얼굴 도장좀 찍어 둘껄 애구 내 신세야!!!!!!!!!

 

그러는 사이 드디어 하늘 마당에는 풍악이 울리고

모인 인간세상 사람들 하나같이 하늘 나라에서 펼쳐지는 희안한 풍경 재미나는 풍악놀음에 서서히 빠져들고

세상살이 모든 근심 걱정 스트레쓰 서서히 녹아 내릴때 쯤

저기에 반가운 얼굴 하나 보이니 월매나 반갑던지

진짜로 으스러지게 한번 꽉 안아 주고 싶더만 차마 시선들이 넘 많아서 꾹 눌러 않히고

몇마디 인사로 아는 척 하고

평소에 궁금해 하던 이들을 물어 보고

그렇게 그녀는 또 동분 서주하고

참으로 보기 좋더라.

정말로 보기 좋더라 미루야.

 

우리의 영숙씨는

역시 방송인 다운 저력을 맛볼수 있었다.

처음 보았지만 그런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놀라웠다.

그럼 방송은 아무나 하나!

 

내 생전 가수 얼굴도 함 보고

이때 카폰 있었으면 사진이라도 기념으로 한 장 박아 둘낀데.........

에고 섭해라.

웃고 떠들고 즐기는 시간 비가 와도 어찌 그리 잘 가는지

풍악 놀이 끝 날때 쯤 되니 행운권 추첨을 하는기라.

내가 찜한 번호 손바닥에 놓고 뚤어 져라 노려봐도.

이 놈이 내 맘 싹 무시해 뿌리는기다.

에고 이럴줄 알았으믄 오늘 안 오느는긴데~~~~~~

일부러 오후 시간 까정 내고 왔드만 그 흔한 누릉지 하나도 안 떨어 지고 흐흐흐흐.......

 

그렇치만 입가에 엷은 웃음이 피어나는 것으로

내 발걸음에 콧노래가 흥얼 거리는 것으로

비가 오는 칙칙한 날이지만 기분 상큼한 비오는 오후로

기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