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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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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BY 아리 2004-06-17

포장 문화가 발달하면서

포장 하나로 도저히 물건을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

내용물은 비록 보잘 것 없이? 평범한 것일지라도

포장으로 근사하게 마무리를 하면

그 내용물이 업그레이드 된 자세로 날 멋지게 놀려줄 때조차 있었으니

 (내 친구가 생일날 자기 남편으로 받은 만원짜리 신권의 포장은 가히 놀라운 아이디어 였다 )

 

그러나 ...

나이 들어가면서

많은 이야기 속의 허구를 경험할 때

마음은 결코 포장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을 나름대로 느끼게 된다

언젠가 이룰 수 없는 사랑의 결별을 선언하면서

그는 나에게 얼굴에 표정을 쉽게 담아내지 말라고는 충고를 주었었다

오늘 보다도 더 많은 비가 내리는 날에 .....

나는 그 순간 그 말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충격에 휩싸여 파란 가슴을 그대로 드러내는 

말그대로 너무도 순수하고

지금까지도 어린 아이같다는 말을 가끔 멍청하다는 말과 동일한 가치로 듣고는 하는  나

 

결코 감정을 숨기고 태연자약한 표정을 짓거나

유유한 모습으로 여유를 보이는 걸 상상하기 어렵다

때로는 크레믈린 처럼 소 닭보듯 하는 표정과

감정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오직 놀랍다는 생각이 들 뿐 ...

그렇게 해야겠다거나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조차 먹어 본적이 없다

어떤 경영마인드의 싸움이나

특별한 기가 움직일 때가 아니고는 결코 그의 내부를 읽어내기 어려울 정도의..

 

그런데 ...왜 그럴까

쉽게 속을 보이면 안되는 것인가 ???

상대에게 나를 쉽게 알려 나의 정보는 모두 상대에게 내어주고

상대의 정보는 결코 간파해 내지 못하는 손해보는 논리에 늘 자기 자신의 포석을 던져 놓는다는 이야기 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세월이라는 것이 해결해 주지 않던가

물론 얼른은 손해를 볼지 몰라도 ...그렇게 길게 늘어진 세월에서는 더 많은 신뢰와 신뢰 그 이상의 마음을 가져다 주곤한다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때

담임 선생님은 두 친구를 앞에다 세우고

얼굴 표정을 잘 살펴보라고 권하셨다

한명의 친구는 멋적은 표정인데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고

한명의 친구는 공연히 왜 날 불러 세웠느냐 하는 표정의 찡그린 얼굴이었다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했는데

나는 어떤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걸까 ?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런 줄 뻔히 알면서 상대에게 이용당하기도 하고

그런 상대를 충분히 배려를 하기도 하는데

어느 날 문득 배반의 감정이 느껴져 속이 씁쓸해질 때가 있다

마치 때리는 시어머님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이

딱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휩쓸고 지나간다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짓을

소위 웃기는 말로

"너 아 ~~~해봐 " 라고 한다

 

그런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행동이나 말이 절대로 비춰지지 않는다고 착각을 한다

그러나 ...

결코 아니다

마음과 마음은 이어지는 것이다

마음이 아닌 것은 분명 그 감정의 라인을 타고

'아니다~~~~'라고 내 가슴에 전달된다

 

예를 들면 시누이 집에 갔는데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말로는 "어여 먹어 ~~" 하는데

그 내부의 속 마음은 "너는 말고 내 동생 ' 하는 느낌이 진짜로 느껴진 적이 있다

물론 오버한 예민한 속내였을지도 모르지만

그네들의 행동이나 제스처나 심지어 마음이 투명하게 전달되는

이상한 경험을 종종하게 된다

 

그 순간 순간 ..마음은 결코 포장할 수 없다는 걸 절감한다

마음만큼 솔직하고 마음만큼 투명한 것은 정말로 없다

언젠가 나의 산친구가 자기 자식에게 아주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자기자신과 똑같은 마음과 사랑으로

좋아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부모님과 시댁 부모님 만이라고

강조하며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난다

 

 맞는 말이다

부모님과 같은 사랑과 마음이 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동생이나 오빠나 심지어 언니일 지라도

부모님과 같은 감정일 수는 없다 동세대의 자기 자식들이 있으므로

결국 한국인의 의식 구조의 내면처럼 실재로 말로서 나타내는

사랑한다 아니한다라는 말 같은 건 실은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닌 지도 모른다

 

그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내가 꼭 필요할 때

내가 꼭 그가 아니면 안되는 상황에서 나를 무한정 이끌고

보살피는 내면의 뜨거움이 더욱 중요한 지도 모르니까

실재로도 그렇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잠자리에 들면서

장난삼아 그에게 사랑한다는 낮간지러운 말을 하고

그는 날 사랑하냐 어쩌냐 하고 짖궂게 대답을 듣고 싶어한다

"글쎄 ..."

라는 ? 마크로 대답을 하는 그의 내부의 그게 꼭 말로 들어야 속이 시원하냐는 웃음이

들어 있다 ...

 

그냥 이례적인 일임에도 ...

얼굴에 쉽게 표정을 드러내는 어린 아이같은 모자람이 오히려

나를 더욱 정제 시켜 줄수 있다는 억지같은 변명을 내어본다

나의 신심 깊은 마음

진정으로 그의 (혹은 그녀의 ) 입장에서의 배려

뭐 그런 것이 충분히 담겨진 좋은 감정으로 내 얼굴을

마음을 가다듬고 싶다 .........

 

결코 포장되지 않은 아니 포장 할 수 조차 없는

깔끔한 그 상태로 투명한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

 

 

 

피에스 --밑에 오월님이 어떤 분의 답글에 제가 여행을 간건가 하고 궁금해 하셨길래

부칩니다 ..잠시 이것은 이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것은 저것은 또한 저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에 회의가 느껴질 때가 있지요 외로움은 공표했기 때문에 오는 외로움이라고 해야 하나요 ...잠시 휴식 처럼 마음도 글도 쉬고 싶을 때가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가슴이 따스하고 늘 포장되지 않은 이 방의 님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는 귀 기울이고 있었답니다 고맙습니다 어느 분의 말씀 처럼 생화가 피어있는 ...말 있는 맘만 알아주시지 말고 말 없는 마음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