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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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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4-06-01

옥이는 서울이 무섭고 더 춥습니다

결혼하던 그해 겨울 김장값이 얼마나 비싸던지 배추 한포기에 4000천원 햇습니다

옥인 두식구라 여기저기 김장해주고 야간씩 주는 김치를 아껴먹을 참이엇죠

마침 옆집서 김장한다고 하기에 아침일찍 일어나 분주히 빨래하고 청소도 신랑이 출근전에 햇습니다

두식구가 치울것도 닦을것도 없지만 그래도 옥인 깨끗함이 좋아서 열심히 땀나도록 치웁니다

신랑이 가고 옥이도 화장을 곱게 햇죠 고무장갑을 들고 앞치마를 두르고 시장에서 산 싸구려 슬리퍼를 신고 옆집으로 갑니다

"김장해주고 점심도 먹고 수다떨면 하루 잘가고 얻는것도 잇구 오늘은 좋다"

옥이는 옆집 앞에서 문을 두두립니다

'아줌마 새댁 인데요 김장 도와 드릴려구요"

"아고 갠찬아  친정엄마하고 둘이 하면 되"

"그래도 김장인데 도와드릴께요"

갠찮수 말은 고맙지만 어디 많이들  하나 요즘 그러니 신경쓰지 마슈~새댁"
옥이는 그말에 그만 심장이 녹는듯 했습니다

춘천선 여기저기서 낼은 우리집이다 일찍와서 아침 먹고 시작하자 옥이야 이리 와  전날부터 난리고 며칠전부터 오라 옥이집을 찾아오고 하는데 세상에 그런 옥이를 모르다니

옥이는 섭섭하고 아침부터 서두르며 김치며 밥 얻어먹어서 쌀도 줄이고 김치도 안할려고 햇는데 그생각이 물거품이 되버리자 옥이는 서울 인심을 그제서야 느꼇다

이렇게 매정하게 하다니 "내가 얼마나 먹는다고 그리고 얼마나 아낄려고 자기네 끼리 문닫고 한데 "

옥이는 고무장갑을 부엌 빨래줄에 걸고 작은 방으로 들어와 다시금 무릎을 세우고 팔장을 끼로 두꺼운 이불 위로 앉는다

천천히 일을 해도 하루해가 긴데 옆집 김장 때문에 신랑이 출근전에 다 해버렷으니 할일도 없구 낮에 점심 얻어먹을 요량으로 아침 밥만 햇는데 그러니 옥이 점심도 없구

차가운 늦가을 햇살이 길게 옥이가 사는 부엌창문을 통해 연탄 부뚜막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