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몇 안되는 문화생활하는 날.
중학교때 그룹사운드 공연보러 다닐때처럼 두근거림,설레임...
가수들의 라이브 콘써트는 삶에 엔돌핀이 샘솟게한다.
이번엔 아들놈과 같이 가기로 했다.
아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평소에 같이 다닐땐 손잡기는 커녕 떨어져 걸었는데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잃어버릴까봐 그러는지,
손을 꼬옥 잡는다. 짜슥 겁먹기는...
좌석을 지정하지 않고 스텐딩을 선택해서 1층 무대 앞쪽으로
아들놈과 함께 파고들었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다행인것이 아들도 나도 큰 키 덕에 무대앞의 가수를 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다른 공연때 볼 수없었던 공연전 자막 멘트가 있었는데, 그 내용 때문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첫째 공연중 파트너가 바뀌는 사고가 생길수 있습니다.
혹 바뀐 파트너가 맘에 드신다면 살며시 웃어주십시요.
그리고 새인생을 설계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바뀐 파트너가 맘에 들지 않을경우 팔자려니 생각하십시요.
둘째 공연중 좌석 앞뒤좌우 사람들이 재수없을수 있습니다.
그럴때 "저기요!!"하며 진행요원을 부르지 마시고 그냥 계십시요.
그사람들한테 당신도 재수없는 사람일 수 있으니까요.
셋째 공연중 중요물품을 분실하는 사고가 생길수 있습니다.
그럴때 양손을 위로 올려 손을 머리에 얹으시고 뒤돌아 앉아 계십시요.
"불이야"라고 소리를 지르시면 분위기 깰수 있습니다.
'빅마마' 풍부한 가창력과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시작된 콘써트
처음 공연 참석에도 불구하구 장작개비같던 아들놈 몸이 들썩거리더니
엉거주춤(?)을 추고 있는게 아닌가!
공연도 보고 장대같은 아들 엉거주춤도 보고 한참 흥이 오를때쯤
뒷쪽에서 들리는 궁시렁거림이 귀를 자극한다.
"ㅇㅇ 짜증나", "열여덟 하나도 안 보여" ....
뒤를 흘끔보니 여대생처럼 보이는 학생이 계속 투덜댄다.
무시하고 그냥 공연에 빠져드는데, 이 여학생이 아들 뒷쪽에 대고
계속 쫑알거렸나보다. 아들녀석이 공연에 집중이 안되고 뒤에서 들리는
심한 욕설에 짜증이 났는지 그냥 가자고해서 공연도중에 나와버렸다.
"왜? 재미없었니?"하고 물으니 "여자라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한다.
창피했다. 공연문화에 익숙해 질 때도 되었건만, 아직도 미개한 인간들
땀시 아들녀석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지 못해 아쉬웠다.
차라리 좌석에 앉아 볼걸...
나이 생각하지 않고 젊은이들 속에 끼어 기를쓰고 있는 내가 우스웠다.
아직 맘은 열여섯 이팔청춘인 대한민국 아지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