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질하는 손길이 힘이 없다. 깨알같이 달라붙는 먼지 알갱이들을 바라보며 또 회한의 짐을 내려놓는다.
나를 버리고 다시 반듯한 맘 갈이를 해서 아이들을 바라보고 싶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의 문을 들락거리면서도 좀 처럼 주체할 수 없는 인내의 힘겨움에 비난을 가하면서도 끝끝내 간사한 혀를 놀려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야만다.
잠시 호흡 고르고 그간 뇌리에 꾸역꾸역 집어 넣은 이론을 따르려 해도 맘이 잘 따라주질 않고 표독한 눈매만 날을 세워 달려들 뿐이다.
버리고 싶다. 이 속물근성을, 부질없는 헛된 다짐을...
살면서 지겹도록 들었던 엄마의 잔소리에 진저리를 쳤으면서도 그것이 나도 모를 상처가 되어 고스란히 내 입속에 각인된 채 그 분노를 아이들에게 다시 되 돌리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참으로 헛 된 '惡'의 답습이다.
좀 더 배려하는 맘으로 아이들을 바라 볼 수는 없는걸까?
더디면 더딘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아무런 간섭이 따르지 않은 채 그냥 지켜 볼 수는 없는걸까?
순간 순간 '헉헉'대며 들락거리는 '마음의 문' 앞에서 얼마나 힘들어 했던가?
그저 인형놀음처럼 고분히 내 감정에 아이들이 순응하길 바라는 것은 어거지이지 않은가.
아이의 학습에서도 내 기준치에 못 미치면 얼마나 안달을 해 댔는가?
그래봐야 두 자리 숫자 놀음이지 않던가. 이리저리 눈돌리는 비교질에 혀를 차면서도 내 입은 벌써 '아무개는 어때'라는 말이 튀어나오지 않았던가.
기죽은 어깨죽지를 바라보면서도 속상함을 감출 수 없어 속으로 울먹이는 나를 얼마나 한심하게 여겼던가.
아이가 세상에 첫 울림을 열던 날 감격에 겨워 다짐했던 그 初心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바락바락 악만 남은 못난 엄마가 되어 아이를 다그치고 있다.
엄마의 인성이 아이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도 없이 문이 닳도록 맘놀이를 하고 있다.
아! 이 못남을 미치도록 원망한다.
나보다 나은 엄마를 만났으면 평온하지 않았을까...
인격 고수는 아니라도 그 언저리에서 갈고 닦은 인자함을 서스럼없이 다 내주는 엄마를 만났더라면 좋았지 않았을까...
밤마다 죄스러움에 베개깃에 눈물 적시면서 '내일만은 이러지 말자'를 얼마나 되풀이 했던가.
이젠 나도 통제할 수 없는 '마음의 문'을 용서할 수 가 없다.
어느 곳의 힘을 빌려야 절제된 '화'를 다스릴 수 있을까?
그저 답답한 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