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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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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자를 잡아 결혼한 수법..


BY Dream 2004-05-08

 

내나이 스믈넷에

물찬제비처럼 날렵한 몸매

종이장도 베어낼듯 칼날처럼 빛나는 눈매

여자보기를 냉장고에 랩쓰고 앉아있는

이틀묵은 찬밥 쳐다보듯하는 남자에게

홀라당 넋이 나가

어떡하면 그저 그의눈에 들까

그앞에서 노심초사 전전긍긍 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하얀피부 호수같은 눈에 늘씬 날씬한 몸매외엔

여봐란듯 내 놓을게 없던 나는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것이

무작정 '착한척'하기였다.

 

그가 눈썹이라도 슬쩍 치켜 올릴라 치면

"아! 예네네네네....무엇이 잘못되었사옵니까?

 시정하겠사와요."

그가 미간이라도 살짝 좁히고 있으면

"무엇이 문제이옵니까...

이몸이 해결해 드리면 안되겠사옵니까?

그저 귀찮고 하찮은 일 있으면

하명만 하시지요.

기쁘게 이몸이 시행하겠나이다.

저는 말두 잘 듣고요.

일도 잘하고요.

밥도 쬐금 먹어요."

양손을 살포시 모으고 고개를 15도 각도로 숙인

요런 '분부만 내리시와요'자세로  뱅뱅뱅 돌던 내게

드디어

어느날 그가 청혼을 해왔다.

 

아마, 이쁘고 기특게 말 잘 듣는 하녀하나 들이는 기분이었을것이다.

 

그런데

원래 난 어떤 사람이었냐?

 

한마디로 성질 더러운 애였다.

 

예닐곱살때쯤인가,

상중턱 비탈밭에서 조밭매던 엄마 아버지가

감나무 그늘에서 놀던 내게

마실물 한바가지를 떠 오라셨다.

부억에서 바가지를 찾아  물을  떠서 들고 올라가는데

아무리 조심을 해서 걸어도

출렁출렁 바가지속 물이 밖으로 쏟아지는거였다.

물바가지 들고 걷는일 그거 맘대로 안된다.

내맘대로 안되는 일이란...

이리저리 엉킨 꺼먹고무줄 한뭉치가

뱃속 저 아래서 부터 불덕거리며 밀고 올라오게 만든다...

어린것이 냅다 물바가지를 집어 던지고

그걸 발로 퍽퍽 밟아 부셔도

쉬원치가 않고

악을 쓰고 울어도 쉬원치가 않았다.

엣다 모르겠다

길가 고구마밭에 나 뒹그러져 이리 뒹굴뒹굴 저리 뒹굴뒹굴

뒹굴어 다니며 남의 집 고구마를 죄다 뽑아 놓고서야 일어났다.

 

채변봉투 내는날 변 채취를 못한것이

그 질긴성질을 우굴거리게도 만들고

글짓기 숙제가 내맘대로 안돼

뱃속이 와굴거려 동네가 떠나가라 왕왕 울어제치던 어린애가

자라서 된 어른, 나는

 

그렇게 온갖 착한척으로 내숭을 떨어

"여자는 화장실 가는 길만 알믄

길두 몰라두 되여."가  가풍인 집안의

'난 여자는 안중에도 없어. 난 내맘대루여'남과

혼인을 하게되었다.

 

그들의 앞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