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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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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일기


BY 보리네 2004-05-08

      
      어느 날의 일기



      열여덟 파란 청춘에 형

      죽었을 때 어머니는

      끝도 없이 울기만 했다

      한방울 침도 없이 메마른 입술사이

      쉬지않고 갈라지는 송곳 같은 소리에

      어머니는 미쳤다고 나도

      울고 말았다



      한밤중 잠결에도 문득 깨여서

      잡초덮힌 산 허리를 돌고 돌아서

      형 묻은 곳 찾아가 황토를 쓰다듬는 어머니

      어머니는 귀신 들렸다고 무서워 떨면서도

      그래도 어머니

      몰래 몰래 뒤를 밟고 따라 다녔다



      형 무덤 앞

      십자가 나무표지는 세월이라

      흔적없이 사라졌고

      캄캄한 밤,밤이슬에 가슴 적시며

      형 무덤 덤불덮혀

      자고 있었다



      눈물뿌려 키운 잡풀 뽑아내시고

      산길 돌아 울며울며 내려오시던 어머니

      이 세상에 아니 계시고

      남아있는 모정이 모진 바람 되어

      마른 내 가슴

      갈기 갈기 쪼개네



      출처 / 月刊 純粹文學
      작가/ 이일호
      음악/Southern Dreamer* - Michael Hoppe

    
    
어버이날.... 애절한 시 한 편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