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일기
열여덟 파란 청춘에 형
죽었을 때 어머니는
끝도 없이 울기만 했다
한방울 침도 없이 메마른 입술사이
쉬지않고 갈라지는 송곳 같은 소리에
어머니는 미쳤다고 나도
울고 말았다
한밤중 잠결에도 문득 깨여서
잡초덮힌 산 허리를 돌고 돌아서
형 묻은 곳 찾아가 황토를 쓰다듬는 어머니
어머니는 귀신 들렸다고 무서워 떨면서도
그래도 어머니
몰래 몰래 뒤를 밟고 따라 다녔다
형 무덤 앞
십자가 나무표지는 세월이라
흔적없이 사라졌고
캄캄한 밤,밤이슬에 가슴 적시며
형 무덤 덤불덮혀
자고 있었다
눈물뿌려 키운 잡풀 뽑아내시고
산길 돌아 울며울며 내려오시던 어머니
이 세상에 아니 계시고
남아있는 모정이 모진 바람 되어
마른 내 가슴
갈기 갈기 쪼개네
출처 / 月刊 純粹文學 작가/ 이일호
음악/Southern Dreamer* - Michael Hop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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