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상을 차리다가 우체부 아저씨의 방문을 받았습니다.
제 이름으로 보내온 아들의 옷가방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아닌 엄마의 이름을 적은 소포뭉치를 받으며 남편보기 미안해서\'이 녀석이 아버지를 놔 두고 엄마이름을 적었네\"라며 남편에게 소포뭉치를 밀어 두고 주방으로 들어 갔습니다.
몰래 내다보니 남편은 무엇인가를 꼼꼼히 챙겨 보더니 돋보기를 꺼내쓰고 앉습니다.
달려가 보니 낯익은 아들의 글씨입니다. 주방으로 다시 돌이와 아침상을 차려두고 남편에게서 편지를 건네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로 시작되는 아들의 편지는 입소한 첫날부터 일기형식으로 꼬박꼬박 쓴 일주일치의 기록입니다. 그리고 훈련복을 입고 아주 어설픈 모습의 사진한장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해도 어색한 것은 여전해 보여서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이렇게 잘 있으니 걱정마시라는 부대장님의 배려입니다.
아직도 밤이면 엄마!라는 목소리로 들어설듯한 아들의 또박또박 눌러쓴 글씨를 보며 엄마 보고싶다는 구절을 잃으며 내 새끼가 보고 싶어 눈물이 나서 울었습니다. 남편도 아침을 먹지 못해서 먹는듯 마는듯 식탁에서 일어서 버립니다. 아무것ㄷㅗ 우리가족의 일상에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아들이 없다는 것 외에는 아들의 빈자리가 크게 우리 부부의 마음에 닿습니다. 아들방 책상에 앉아 남편은 편지를 쓴다고 앉아 있습니다. 저보고도 빨리 쓰라고 성화입니다. 아직 아들이 받을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문득 아들에게서 젖을 떼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아들에게 젖을 떼야겠다고 생각하고 이웃의 권유로 장난처럼 검은 전기 테이프를 가슴에 붙였습니다. 젖을 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검은 테이프가 붙여진 젖가슴을 보여 주었더니 아들은 파랗게 기겁을 했습니다. 그 후로는 두번 다시 아이는 엄마 앞가슴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가끔 장난처럼 가슴을 열어 보여 주려면 두손으로 엄마 가슴을 눌러 덮으며 \'엄마 아야한다\'고 호~ 불어주던 아이였습니다. 그녀석이 이렇게 컸습니다. 그리고 씩씩한 군인이 되려 어미를 떠났습니다.
이제 어미는 두번째 젖을 떼려 합니다.
아이는 수월하게 젖을 떼는데 어미는 그때처럼 지금도 아쉽고 안타까워 합니다.
바람이 불어도, 비만 와도, 해가 뜨고 져도 그리운 새끼를 향한 어미의 그리움이 변할까요?.
어미는 오늘 아들소식을 바람처럼 들은 것에 만족하며 평온한 일상으로 들어가 아들의 다음 소식을 기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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