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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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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감사합니다.


BY 철걸(kim4650) 2004-04-28

"어머니!" 감사합니다.
 
작가 : 철걸
 

어머니! 감사합니다.
 

벌써 두번째 같은 수신번호가 폰에 뜬다.

                                                      
번호를 보니 개인적으로 채무가 있는

남편 친구분의 모친 전화번호다.

저번에 식당에서 일하면서 조금의 부채는

갚았는데 남은 채무 때문에 전화하신걸까?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행여

그럴분이 아니란걸 알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전화를 드렸다.

전에 내 가게를 할때 가끔씩 들리셔서

계중이나 동네 작은 모임이 있을시엔 항상

손님을 모시고 오셔서식사를 대접하곤하셨다.

젊은 사람이 열심히도 살지... 하시면서

늘 칭찬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러실적마다 나는 민망하여

"아유~ 어머니 요즘 사람들 다들 이렇게 열심히 살아요"

 하면서 몸둘봐를 몰라했었다.

같이 오신분 일행분들에게도 항상 인사시킴을

잊지 않으셨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동네지인들과 식사를 하시러

우리 가게에 들리셨는데 모카드사 직원들과 내가

실랑이를 하는것을 보게되셨다.

그날 저녁 이광경을 목격하신 모친께서 전화를 주셨다.

"무슨일 때문에 그라노?"

"아..예..어머니! 아무일 아녜요.."

"그런데 가게와서 경매가 어떻고 차압이 어떻고

그라던데 무슨일이고? 내 한테 말해봐라.."

"........."

"괘안타! 말해보그레이~"

"사실은...."

어쩌다 보니 노력한 만큼 매출도 없고 남편의 사업도

소득이 별로 없고 인건비는 줘야하고 할수없이 카드를

쓰다보니 제때 카드대금을 갚지 못해서 생긴 불상사라고

말씀 드렸더니 얼마가 필요하냐고 물으셨다.

고마운 말씀에 쉽게 입이 떨어지질 않았으나

재차 물어오셔서 우선 급한건 얼마라고 말씀드렸더니

내일 아침에 빌려줄테니 우선 급한불부터 끄고

마음 단단히 먹고 힘내서 다시 열심히 장사하라는

격려의 말씀까지 잊지 않으셨다.

그리 모친께 빌린돈으로 우선 급한불은 막았지만

한번 깨진독을 막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하고

다를바가 없었다.

모친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카드 돌려막기를 하다

어느순간 신불자가 되버렸고 나는 남의집 식당 종업원으로

일을 하러 나가게 되었었다.

오로지 월급을 받으면 모친께 빌린돈을 우선으로

먼저 갚겠다는 일념으로....

그렇게 몇달 일한 월급으로 얼마간의 채무를 갚을수가

있었고 다달히 100 만원씩 송금을 시켜드렸더니

지금 너희가 사는게 말이 아닐텐데 참으로 네마음이

고맙다는 말씀을 늘 하셨다.

지금은 약 300 만원의 채무가 남아있지만 다음달부터

열심히 일해서 매월 100 만원씩 갚아드리겠노라고

며칠전 전화를 드렸었는데 오늘 뜬금없이 전화가 온것이다.

"어머니! 전데요.. 전화하셨어요?"

"응...그래.. 집에 있었나?"

"녜.."

"아..그래.. 다름이 아니고 오늘 우리건물 3층에

조그만 법당이 개업(?)하는데 11시에 부처님 점안식이

있단다.그래서 이따 올라와서 부처님 말씀도 듣고

점안식에 참석하라고..."

"아..녜.. 전 무슨일이신가했어요. 이따 그럼 올라가볼께요.

어머님! 감사합니다.일부러 이리 전화까지 주시고.."

"그래~ 나보다 네가 참석하면 더 좋을것 같아서 전화했다.

얘기아빠도 사업도 좀 풀리고하라고.."

"네.. 어머니!이따 뵐께요."

"그래.. 꼭 온나~"

"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격이 아닌가!

재빨리 세탁기 빨래 털어 널어 놓고 법당으로

올라갔더니 모친께서 반가히 맞아주셨다.

모친을 포함한 여러불자님들과 함께 불공을 드리고 공양을

함께하고 스님께서 손수 그리신 달마도 한점과 빨간

팥 몇알과 오색색실을 듬뿍 얻어서 모친께서 내 손에

쥐어주셨다.

"이걸 몸에 지니고 있으면 건강하고사업이 잘될거다.

그리 믿고 다시 한번 힘내봐라.돈은 천천히 갚고.."

모친의 격려 말씀에 콧등이 금새 시큰거렸다.

다른 불자님들은 천정에 보란듯이 크고 예쁜 "연등"에

가정의 건강과 소원성취등을 달아서 걸어 놓으셨는데

주머니 형편이 안되는 나는 그저 부러운 마음으로

그자리를 지키다가 일어날수 밖에 없었다.

속으로 "부처님도 내마음을 아시겠지.."하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어느덧 부처님의 미소가 내마음 가득

퍼지는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섧도록 화창한 날씨다.

어머니! 고맙습니다.내내 건강하시고 부처님의 품안에서

매일 즐겁고 부처님과 늘 함께하시길 빌어봅니다.

 

 항상 내일처럼 염려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다시 일어서는 모습 보여드릴께요.

 

 어머니! 감사합니다.       




 

글쓴이: 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