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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에 그리는 아버지


BY 소심 2004-04-12


    한식에 그리는 아버지
    한식과 청명이 낀 황금 연휴의 시작이다. 화창한 날씨에 마음도 화창해 져서 연휴를 맞아 집으로 다니로 온 딸아이를 동행한 여행을 결정 하였다. 우리 가족이 여행지로 결정한 곳은 제천에 있는 '청풍 명월'이라는 문화재 단지 였다.
    오렌지 몇 개, 사탕 한 봉지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챙겨서 여행지로 출발을 서둘렀다. 처음 가는 곳이여서 우리 지역에서 쉽게 갈 수 있는 충주를 거쳐 월악산 방향으로 행로를 정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차가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달리기 시작하니 울긋 불긋한 진달래와 길가를 장식하는 노란 개나리와 벚꽃의 화사함이 봄 나들이를 실감 나게 한다. 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리 저리 시선을 돌리는 나의 눈을 멈추게하는 장면들이 있다. 조상들의 묘지에서 가족 단위로 모여서 성묘를 하는 사람들 장비를 동반해서 묘지 조성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여행을 떠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한식의 절기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소에 돌아 가신 이후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음이 마음에 걸린다. 마음속으로 많이 찾아 뵙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나 막내 남동생의 사업 실패로 남편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 친정과 거리가 생겨 있기 때문이다.
    장남마져 아버지 먼저 떠나고 돌보아 줄 사람없는 아버지의 묘소에 대한 걱정이 앞서면서도 남편에게 미안하여 말을 끄집어 낼 수가 없다. '아버지 산소에 한 번 가보고 싶다."
    "당신 차로 살살 다녀 오면 되지!"
    섭섭하고 속상하다. 좀 더 넓게 마음을 가져 주면 안되나? 원망의 마음이 생긴다. 나는 자기 집에 가서 애교도 떨고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들이고 있는데 말이다.
    여행지에 도착하여 문화재 단지의 해설사로 근무하는 문우도 만나고 야생화 단자도 감상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황태구이로 입맛을 돋구어도 보았지만 우울한 마음은 떨쳐 지지가 않는다.
    차 안에서 바라본 화목한 가족들의 모습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얼켜진 동생의 일이 빨리 원만하게 해결 되어서 무거워진 마음의 짐을 벗어 버리고 싶다.
    아버지! 용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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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gbird / Steve Rai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