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새소리가 더욱 구슬프다. 산새들도 먹이 찿아 애쓰는데 옛날처럼 먹이가 없어 죽음 무릅쓰고 생존경쟁의 치열한 싸움을 하나 보다.
날도 꾸물하고 해서 고사리 꺽으러 산기슭을 올라가는데 커다란 장뀌 한마리가 좁은 오솔길에 아장 아장 걷고 있었다. 난 고사리 볼 생각도 않고 아장 아장 걷는 장뀌가 신기해서 그 꿩을 쫓아 갔다. 참으로 이상 하다 옛날 같으면 꿩은 사람만 보이면 달아 나는데 이 간큰 꿩은 날 보더니 친구 하잔다.
나는 지금 내가 여기 왜 왔는지도 망각하고 꿩따라 졸졸 쫓아 갔으니 아마 한참을 갔나 보다 꿩이 날라갔으면 나도 걷던 걸음을 멈추웠을텐데 꿩이 걸으니 나도 따라 걸었으니 같이간 종식이 엄마 한심한 눈으로 날 쳐다 보며 한소리 했다.
나이는 어디로 먹고 있느냐? 지금 고사리 캐러 왔지 꿩하고 놀러 왔느냐고? 맞어 나 고사리 꺽으로 왔지? 하고 둘이 산등성을 올라가 아가손 같은 고사리를 걱다 고사리가 고와 하도 고와서 고사리 잡고 한참을 얘기 하는데 저 멀리서 날 부른다 종식엄마는 내가 다라 오는줄 알고 무슨얘기를 한참 하는데 대답없어 보니 자기 혼자 말하고 있고 난 고사리랑 말하고 있다고 도체가 고사리 캐러 온거냐? 아님 자연 실습 온거냐? 또 한소리 하고 같이 가잔다.
그래서 한라산 중턱 고갯길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니 바다가 훤히 보이고 호텔이 보이고 정말 시원하다 거기서 고사를 꺽는데 세상에나 요전에 설리가 심었다던 할미꽃이 어찌 그리 많은지? 이여자 또 정신없이 그 할미꽃에 심취에 나를 잊어뿌렸다.
할미꽃은 허리가 굽어 피어 있고 수많은 할미꽃이 등굽어 필 준비를 하는게 아닌가? 거기서 거기서 앉아 정신없이 할미꽃을 캐는데 화가 난 종식이 엄마 목소리 호수야 다신 너랑 안와! 이게 뭐니? 나랑 말해야지 꿩이랑 말하고 꽃이랑 말하고.......도체 얼마나 고사리는 꺽은겨?
으~~~~~응 그러고 보니 종식 엄마는 제법 많게 꺽었는데 난 에게 이게 뭐야.... 헌데 종식 엄마 내려 가잔다 아니 조그만 더 하고 가자 이거 너무 적어 조금만 더 하고 가자 그렇게 꼬셔서 고사리 꺽고 오니 산허리를 오르락 내리락 얼마나 걸어 다녔는지? 팔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온 삭신이 쑤신다. 그래도 다음에 종식이 엄마랑 다시 가야지 창밖에는 지금도 새들이 지저귄다 요로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