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아들이 낮에 학교서 전화가 왔다
'엄마 나 지금 아파서 정 교시 끝나고 병원갈려구 엄마 돈 갖고 병원으로 와 "
'얘 어떻게 아픈데 또 아퍼 며칠전에도 그렇게 아파서 그러더니 어디가 아픈거야 /지금은 또 목하고 기침이니? "
"아니 배가 너무 아퍼 엄마 설사도 하고 체 한것 같이 가슴도 아프고 죽겟어 엄마 "
"그래 알았다 근데 어떻게 병원 가려구?"
"선생님 한테 말하고 나가면 조퇴가 안대니까 "
"그래 그럼 그래라 근데 엄마가 지금 원주거든 그러니까 병원하고 약국에 말하고 가라 엄마가 나중에 준다 고 그래라 응? 알았지 어구 ~우리 아들 자꾸 아퍼서 큰일이네"
아들이 소리없이 전화를 끊는다
고3이라 나름대로 신경도 쓰이고 도 수시1차로 국립대 사범학과에 가려고 했는데 강원대에 1차가 없다고 그러고 더군다나 내가 "니가 선생한다고 했으니 꼭 사범대 가서 니가 하고싶은거 해라 근데 강원대에 1차가없다니 큰일이구나 "이렇게 말을 하니 아들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을까 생각이 든다
의사 말이"감기 후유증도 있지만 고3이라는게 있어서 아들이 신경이 예민해져서 소화가 안되고 바로 체한데다가 장에 염증까지 덪걸려서 많이 힘 들겟군요
고3이라 아프면 안되는데 아무튼 약을 주고 주사도 줄테니 먹고 내일도 아프다 그러면 어머니가 오셔서 약을 받아가세요 아들은 공부해야 하니까 ㅎㅎㅎ"
고3이 인간이 아니다 아퍼도 안되고 시간이 남아도 안되고 잠을 자도 안되고 그저 먹고,공부하고,싸고,이 세가지 외에는 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누가 법으로 만들어 놨는지 정말 한심하다
근데 그 한심한 법에 울 아들과 내가 가운데로 들어가려 애를쓰니 정말 미친짓이다
이불을 푹~눌러쓰고 열이 내리는지 잠이 들엇다
링겔른 여전히 뚝뚝 떨어진다
다 키운 아들이 아프다니 내가 정말 가슴이 미어진다
공부때문에 그것도 병이나서 팔에 링겔을 꽂고 잠이든 아들을 보니 이게 무슨 개 같은 현실인가 하는 난장판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난 저 누런 링겔을 맞고 낼 아침에는 일어나서 지각하지말고 학교가야할텐데 하는 미친 생각을 한다
지금의 모든 고3엄마가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말 못하는짐승도 죽을때까지 먹는거만 신경쓰고 살아가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들이 한참 나이에 잠도 못 자고 하기싫은 지랄같은 공부를 하루 24시간 모자르게 해야하고 거기에 얽매여서 짐승이 신경쓰는 그 한 가지 먹는것 그것도 인간들은 못 먹으면서 시커먼 글씨를 외우고 풀고 해야하니 얼마나 한심한가 하는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세상에는 못배우고 못 먹어도 사람같이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걸 세상이 알게 되면 그땐 이렇게 내 아들처럼 아프면서도 그 아픔이 죄인인것처럼 느끼는 시대가 없어질것이다
그럼 여유도 많아지고 용서와 화회와 사랑 만이 공기중에 입자로 또 돌것이다
내 아들의 아들이 그런날 살앗음 한다
난 그때 할머니로 지금 일을 호랑이 담배 먹던시절처럼 전설로 아들의 아들한테 말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