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를 다녀오고 며칠간 가슴앓이를 했다.
그네들이 불쌍해서도 아니고, 가여워서도 아니었다.
첨에는 정체를 알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햇고
정체를 알고 나서는 그때문에 다시금 아파야 했다.
천벌이라고, 천형이라고 생각 하는 그 흔적들을 안고
평생을 천대와 괄시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하지만 내가 본건 그들의 고통이 아니라
'나' 를 발견한 것 이다.
성한 육신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함의 부끄러움과
그들의 일그러진 육신을 통해
내 영혼의 모습을 본것이다.
또한 그들의 아름다운 영혼도 .......
내 가 가진 손과발이
그리고 볼수 있는 두 눈이
부끄러웠다.
일을 할수 있는 손과
움직일수 있는 내 두 발은
과연 제대로 움직이고 쓸모 있게 사용하고 있는지
온전한 육신속에
병든 영혼을 지닌 나 를 발견 한것이다.
내 게으름을 되돌아 보게 되고,
내 이기심을 반성한다.
손이 없는 사람의 손이 되어 주고
눈이 없는 사람의 눈이 되어주어
혈육을 나눈 형제 보다 더 살가운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혹시나 이웃이 나에게 귀찮은 부탁을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는 나를....
가난한 이웃이 혹여 나에게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히지 않을까? 계산하며
살아 가는 나 자신이 이렇게 부끄러울까?
봉사 활동이라는 이름이 너무 부끄러워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을 정도로
평생을 바쳐 사시는 분들을 만나고
성치않은 육신이 이웃의 도움이 된다면
자신의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닌 그분들의 모습에서
아들 딸 보다 더 친절한 사랑많은 간호사의 얼굴에서
지상의 천국을 보았다.
잠시의 반성이 나의 생활에 어떤 변화를 줄지 몰라도
내가 게을러 질때
내 안의 계산기가 작동할때 마다
이 감동과 반성을 생각하며
나를 추스려 보련다
내가 가진 손과 발이 그리고
두 눈이 부끄럽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