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싱그러움이 점점 짙어지는데 .... 내 슬픔은 따라서 커져만 갑니다
둥그런 얼굴에 자꾸 눈물이 떨어져 내립니다
아침식탁에 아들과 신랑을 위해 앉아 조잘댓지만 이내 나 혼자 앉아서 웁니다
밖에서 \"갔다올께 \"
\"엄마 나 갓다올께요 혼자 잘 놀아 엄마....\"
두남자의 아침인사가 내 목메임에 답을 못합니다
문주란의 노래가 흐르고 마음이 가눌때가 없습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릅니다
벌써 20여년을 넘게 앓아온 내 병을 이제 새삼스럽게 눈물로 지우고싶어지는 이 어리석음에 난 자꾸 웁니다
이달 중순경 다녀온 병원
다른데 다 좋은데 세군데가 병균이 잇다는말
난 못들은척 지나치려 애씁니다
몇가지 몇군데 병균이 퍼져야 하는지 난 궁금하지만묻지 못했습니다
그 세군데 가 난 중요햇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말 하지 않앗습니다
혼자서 병원을 나셧습니다
햇살이 따뜻햇고 오가는 사람들이 바쁘게 언덕을 내려 가지만 난 난 난 혼자서 서서히 내려갓습니다
\"저 어디 지금 아픈데 잇습니까\"
\"네 지금 여기 입하고 얼굴 코요\"\"그럼 약을 드릴까요\"
\"옛날에 먹던 그 약인가요?\"
\"예\"
\"아니여 그럼 안거져 갈래요\"
\"그냥 참겠습니다 옛날엔 더 아파도 참앗는데요 \"
\"그래도 약을먹어야.........그래야 병이 번지질 않고 천천히 진행이.....\"
\"난 지금 참을수 잇어요 서울에서도 참고 살앗는걸요 이정도면 굉장한걸요 그냥 가겟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
병원문을 살며시 닫고 원무과로 갔다
\"피부과 베체트 맞나요?\"
\"녜\"
\"왜요?\"
\"아~이병요 정부에서 디씨 다하고 해서요 잘됏죠?\"
\"ㅎㅎㅎㅎ 그래요 고맙습니다\"
고맙다니 고맙다니 이병에 대해서 아직도 모여서 술이나 나누고 글이나 꺼적거리면서 한달에 한번씩 만나고잇으니 걱정말고 희망을 갓고 게시라고 ....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서 이병에 대해서 더 많은 보조를 해야 하는데 아마도 점점 좋아질겁니다 지금은 검사비만 보조가 잇지만 말입니다\"
그럼 난 지금 그 보조비가 더 많아지길 바라면서 그의사들의 모임에서 잠깐씩 말하는\"베체트\"에 대한 연구와 증상을 말하고 마는 동안에 내 몸안에 균들이 번지고 그러는 동안에 그들은 내 챠트를 경력과 연구로 보고 학회에 문제점을 들춰내고
난 아프지않고 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하루만하루만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백날을 아프게 사느니 차라리 하루를 백날로 아프지않고 살고싶습니다
정말 아플땐 돈도 신랑도 아들도 부모도 싫습니다
침이 질질 흐르고 눈물이 범벅이 되고 머리가 다 젖어서 척척 거려도 오늘하루만 아프고 아프지 않는다면 그리고 단한시간 아프지 않고 숨쉬다 죽는다면 그 길을 택할겁니다
입에서 냄세가 나고 차마 입이 너무 아파 화장지로 피와 질질 흐르는 침을 닦을수 없어도 나 그렇게 살고싶습니다 한 시간 을 아프지 않게
남들은 어떻게 이렇게 아프면서 20년을 살앗냐고
산게 아닙니다
시간이 간겁니다
나 아프고 정신없고 잠못들어 하얗게 지새우고 가족들의 위로와 슬픔에 시간이 그렇게 흘럿습니다
누가 나보고 시간만 보내라 하면 난 차라리 죽을겁니다
이젠 이병도 내꺼라 생각이 들고 내가 빨리 죽고싶어집니다
그래야 내가 병균을 이기는거라 생각합니다
그거 밖에 내가 균을 이길 자신이 ㅡㅡㅡ 길이 없습니다
보이지도 않는 작은균 난 아직 어떻게 생겻는지 어떻게 내 몸안에서 집을 짓고 사는지 멀 먹고사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이얼마나 어처구니 없습니까
내가 앓고 잇는병을 그 균을 내가 알지 못하니
병은 점점 심해지는데 난 아픔을 참는걸로 대응하고잇습니다
이 새털같은날 마당에 새싹들이 돋아나는데 난 이 봄도 이렇게 아프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 보다 더 아픔이 잇을겁니다
20년을 앓아왔으니 다 알고있습니다
어느정도 아프고 얼마간 아파야 가라앉는지를.....
난 올봄도 이렇게 내 병과 타협도 못해보고 혼자서얼마간 아파야 지나는지 그걸 계산하고 답을 얻어 놨습니다
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아마도 웃을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