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컴푸터에 앉아 사무를 보는 사람입니다.
왠지 마음이 시려 남의 고독을 잘 안 읽으려 일부러 이 방에 잘 안들어옵니다.
감정은 안고 있으면 시리고 드러내면 원래 의도가 희석되는 묘한 아픔이 있어서...
아님 내 소스라치게 외로움은 내 탓이기도 하려니..
외로움에 어찌할 수도 없이 서성이면서도 외롭다는 말이 이리 어려운지요.
오랜만에 여러 글을 읽고 참 용기있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다 키웠다고, 나이를 먹었다고 외로운게 아니라 강같이 흐르는 마음속의 고요한 물줄기를 짚어줄 사람이 없어 군중속에서도 속이 시리게 외로운게 아닐까요?
하긴 그래서 아무나 붙잡고 차도 마시며 이슈도 되지 않는 허공에 흩어질 이야기를 늘어놓곤 또 시린 가슴을 추스리며 진정한 이웃을 만들지 못한 자신에게 화를 냅니다.
저도 마흔 일곱입니다.
결혼을 늦게해서 이제 중고등 학생입니다.
이나이에 새벽밥이 시작되고 교육행정의 암울함에 가슴이 아프고 회사에 자금담당으로 원하지 않는 지출로 마음이 아리고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는 격언을 가슴에 품고 보이지 않는 내일을 향해 걸음을 내 디뎌야 하는 이 시대의 암울한 광장인입니다.
그러면서 마흔아홉살의 외로움을 뼈저리게 느끼고
군대가는 아들을 배웅하는 어머니의 담담함 속의 깊은 고독과 불안을 느끼는
그리하여 다가울 외로움에 미리 휘장을 두르고 외로워하는 고독의 선각자입니다.
도시라는 군중속에 고립된 섬같은 존재
회사를 피해 집을 치운다는 명분으로 하루를 집에 있으면 아무도 찾지 않는 전화기를 바라보면서 사랑의 반대 무관심에 대해 - 그렇게 타인에게 잊혀진 의미없는 사람- 이 된 자신을 바라보며 아파트 베란다 창을 통해 무수히 오가는 타인을 바라봅니다.
유치환 님의 우체국이 생각납니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사연을 갖고 우체국에 와선 편지를 전하는...
그런 북적거림이 좋아지는 나이일까요?
늘 정호승님의 '수선화에게'를 중얼거립니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헤르만 헤세의 '안개'도 그렇죠
안개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나무와 돌들 모두 외롭고
이나무는 저나무를 보지 않으니
모두는 다 혼자이다
그래도 따스한 체온을 가진 사람들이 맞대는 진솔한 이야기가 우리들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요. 책을 통해서 느끼는 위로는 나의 열정과 분노와 외로움을 약간 진정시킬 수 있어도 그래도 사람들의 말이 힘이 됩니다.
마흔 일곱살 외로운 사람들은 너무 외로워 지치기 전에 외쳐보세요
나.. 즐겁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