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어둡고 시끄러운 시장 한모퉁이에서
깡통에 담가놓고 파는
후리지아꽃을 한묶음 샀다
주위의 풍경때문에 기죽어 있던 작은 꽃...
포장지조차 없이 비닐로 둘둘 말아 왔던
그꽃이...
우리집 식탁위 크리스탈 작은 잔에
새초롬이 피어난다
무심히 눈길을 돌렸다가
마주친 그꽃이 나에게 작은 파문을 안겨준다
노란색이 아닌 하얀색 후리지아는
청초함 그자체로 나의 마음까지 정화시키는 듯하다
아주 조그마한 그 꽃이 주는 이 작은 행복함~~
소박하지만, 화려하진 않지만
나의 눈길이 닿을때마다 잔잔함으로 가슴 가득히
차오르게 하는 후리지아꽃으로 인해
이 아침이 즐거워진다
이제 봄이 오려는가보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사과향이 붙어 나는듯하다
아직은 싸한 바람에 볼이 차갑게 느껴지지만
그안에서 봄의 기운이 느껴지니 말이다
남들은 겨울이 길었느니 추웠느니 하지만..
내겐 길지도 춥지도 않은 겨울이었던거 같다
하두 세월이 영화관의 영사기처럼 일순간에 스치듯이
지나가버린 느낌이어서 그럴거다
이제 낼모레면
들녘엔 봄의 향연으로 만발하리라
이제 따스한 봄의 향기가 발목을 적셔오고 있으니 말이다
작은 후리지아 한묶음이 주는 이 작은행복으로
마치 봄의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다
아직은 겨울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오늘하루 후리지아가 주는 이 작은 포만감으로
하루를 사랑으로 나눠야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