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편의 생일이다
언제 부터인가 우리는 반찬을 간단하게 해서 먹는 습관이 들었다
남편이 출근을 하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내가 아파서일까
새댁 때에는 남편이 퇴근해서 오는 시간만 기다리고
오늘은 무엇을 해서 맛있게 해 줄까
늘 고민했었는데
이십년을 살고 보니 이젠 서로의 힘든것을 헤아려 주기 때문일까
아니
착하다고 하던 나도 남편이 돈을 못 벌어 오니까
내심 속으로 무시하는것은 아닐까
절대로 아니라고 말해 보지만
내가 변해도 많이 변한것 같다
시어머님도 안 계시고
오직 진심으로 축하 해 줄 사람은 아내뿐인것을
아침일찍 미역국을 끓이고 호박전을 부치고 김 그리고 김치
간단하게 차려 놓고 조금은 미안과 쑥스러움이 교차한다
생일 축하해요
고마워 !
따끈한 미역국으로 우리의 마음을 녹여본다
한그릇 뚝딱 밥 말아 먹고 옷을 챙겨 입고
찬장위에 친정 조카딸 오면 세배 돈을 주려고 이만원을 두었는데
오지 않으니까 오늘 따라 그이가 궁색한가보다
이거 가지고 가야지 . 히히
서로가 힘들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
가끔씩 주머니 열어 보고 돈이 없으면 몇 만원 넣어 주곤 했는데
오늘이 생일인데 그냥 내 보내니 마음이 무겁다
구두를 닦아주며 잘 갔다 와요 하는 마음은
예전 출근할 때의 마음을 다시 가져보고 싶음이다
맨날 내일은 무언가 해 보아야지 다짐을 해 보면서도
막상 새 날이 밝으면 몸이 아파 용기가 나지 않는다
갑상선종양을 떼어 내고 나니
나의 생각과는 정말 다른것을 느낀다
조금만 피곤해도 목에 커다란 돌이 매달려 있는것만 같다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나의 몸은 천근만근이니
가뭄에 목마른 농작물들이
하늘에 비를 간절히 기다리듯
나도 그와 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으니
일년에 한번 돌아오는 생일마다
여보 내가 있으니 걱정말아요
무슨일이든지 해서 살아갈께요 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마음의 말만 으로
생일 카드를 써야하니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당신에게 바가지 안 긁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마음은 속이 타 들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