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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7일 토요일.
밖은 어둠이 몰려와 길가는 사람도 드물다. 길건너 아파트 창 불빛이 나의 창안에 허락 받지 않고 들어온다.
간혹 집으로 돌아가는 혹은 밖으로 볼일을 보러 가는 차불빛이 어둠을 흔들어 놓아 바람에 흔들리다 멈춘 2월의 나뭇가지 같다.
시절인연이 닿았다는 말을 잘 쓴다. 이 마을에 자리를 잡은 뜻은 듣고 보면 별스럽지 않다. 단 한번 이곳에 와 보고 결정을 했고, 터를 닦고 앞마당 청소를 하고 보도블럭 사이에 한발로 왔다가 갔다가 할 수 있는 흙이 있어 잡초를 길렀고 천원하는 흔한 꽃을 심었다.
눈이 한두방울 내린다. 한두방울이 맞다, 하나 뚝 떨어지고 또 하나 뚝 떨어지는 눈 송이. 어젠 쌀가루같이 눈이 내렸다. 채로 쌀가루를 치면 나무함지박에 하아얗게 골고루 쌓이듯이 눈은 내렸다.
매장이예요. 퇴근하는 길에 다시 쓸게요.(^^)) ..........................................................................................................................................
화살이 된 눈이 차창에 소리없이 부딪힌다. 눈은 와라락 떨어진다.....벚꽃잎 같구나...... 차들은 어디로 저리 바쁘게 달려가는걸까? 떨어지는 눈을 맞으러 가는건 아닐거야.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는가보다...... 엄마가 보고 싶어 달려갈거야. 아마도...... 가정이 있어 뒤좌석엔 딸기나 피자가 실려 있을거야, 그럴거야. 내게도 사랑이 있었던가? 가정이 있었지...... 그래, 평생 날 기다려 주는 엄마가 있잖아 내겐...... 엄마가 좋아하시는 단호박빵이 뒷좌석에 있고, 딸아이가 좋아하는 초코쿠키와 거꾸로 뜬 눈(아들)이 잘 먹는 감귤이 뒷좌석에 같이 앉아있다. 어쩌다 한번씩은 눈 속에 뛰어들어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훌훌 벗어버리고 싶다. 냇가가 흐르는 들길을 걸어 산속에 가리워진 단촐한 집에서 아궁이에 불을 때고 싶다. 멀리 수평선을 향해 기차를 타고 싶다가도 한낮에 출근했던 그 길로 반듯하게 간다. 매장에 있을 때 한두방울씩 내리던 눈이 벚꽃잎이 되어 떨어진다. 차창을 뚫고 내 얼굴 위로 빈틈없이 꽂힐 것 같다. 그럼, 저 눈처럼 하얗게 피어날까? 저 눈처럼 나도 따라 녹을지도 모르지...... 그럼,아이들도 잊고서 도롯가로 인도로 흩어지다가 하수구로 빠져 나가 개천을 걸쳐 한강으로 흘러들어 바다로 내딛일 수 있을거야. 그럼, 땅 끝에 살고 있는 너를 만날 수 있는거니? 돌고 돈 다는 세상 이치속은 다 허사야. 널 만나면 날 알아 볼 수도 없고,알아도 보려고 하지 않을거야. 과거는 끝났다고 했지. 약속은 지킬 수 없으니까 하는거라 했지. 어제도 눈은 내렸는데 아침엔 흔적만 남아 있었다. 흔적만 남은거야,너와 나의 그 흔한 사랑이란거는...... 저기 엄마가 기다리고 아이들이 의지하는 아파트가 보인다.
차안이예요. 집에 들어가서 다시 쓸게요. ..........................................................................................................................................
눈이 아직도 내리나? 밖은 보지 않았다. 엄마가 정성을 다해 기르시는 화분만이 베란다를 지키고, 아이들은 아빠를 만나러 외출중이었다. 아이들은 만날 수 있는데 나는 만나지 않는 사람. 엄마와 한참 얘기를 했다. 그래도 정이 많은 사람이라고,그래도 나를 많이 아껴주었던 사람이라고...... 그럼 뭐하나,산산조각난 유리창인데, 이미 구석지로 밀려난 빈 화분인데, 오래전에 떠나온 여행지인데,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인데...... 눈이 쌓여 산길 걷기 심심하지 않겠다. 폭신하게 눈 밟히는 소리. '갑자기'라는 친구랑 산에 가기로 했다. 컵국수 싸가지고 보온병에 담긴 커피 짊어지고 눈이나 실컷 보자 했다. 질리도록 눈이나 보자. 질리도록 보고싶은 너......
집이예요.산에 갔다와서 다시 쓸게요.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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