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그리 분주했는지 거의 아컴 출입을 잊고 살았다. 오랫만에 왔어도 돌아볼 곳은 바로 이곳 여기! 삶의 풋풋하고 싱그런 내음이 있고 여기! 도타운 사람사랑의 따끈한 정이 흐른다.
아컴 역사와 함께 첫 발걸음을 했던 곳이기에 이곳이 무작정 마음에 고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간 써 놓았던 글타래들이 옛날로 돌아가게 해준다. 그리운 고운님들이 정겨운 멘트로 마음들을 전해주고 격려받으며 고맙고 설레이던 이곳. 언제 돌아와도 반가워해주는 이들이 몇명쯤은 있고 참 좋다. 좋은 삶들을 엿보며 슬며시 웃기도 하고 가슴아픈 사연과 고난의 터널을 지나는 이들의 글을 읽으며 아린 마음 쓰다듬으며 기도하던 곳 아컴의 에세이 쓰는방은 어쩌면 인터넷 내 생활에선 마음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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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니 새벽2시가 넘었다.
남편과 단둘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다.
어찌보면 한해가 시작되는 희망찬 순간이기도 하지만
이 시간처럼 허탈한 시간도 없다는 것을 가까운 나는 안다.
조용한 시간이 잠시 흐를때 남편이 한마디 했다.
"누군 좋겠다"
"오잉?" "누가? 왜"
"50대라서..."
나와 한살 차이인 남편이 60이 된 해이다.
잠시후 이어서 말했다.
"그러니 까불지 말어! "
"난 60km로 당신은 50km로 달리니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는 걸 알지?"
그런 대화를 나눈후 1년이 지난 금년 또 송구영신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자동차 속에서 이번엔 내가 1년만에 동일한 말로 되받았다.
"당신 까불지 말어! 이제 나도 60이야!"
잠시 차안은 허탈한 웃음으로 가득채웠다.
최근 가까운 필리핀 여행을 둘이 하면서
미리 링겔을 한대 맞추고 수선을 떨었다.
외국여행에는 유난스럽게 강점을 나타내는 나의 기질을
이젠 신용해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가던날부터 시름시름 몸이 열이 오르고 기분이 묘하다.
역시 마음같지 않은 부분이 예민하다.
그간 이 치료를 하느라 두어달여 지쳐있었고
갑자기 추운곳에서 더운 나라로 이동하니 몸이 혼란스러웠던 모양이다.
돌아와서도 아직 건강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남편이 다시 말했다.
"이제 60이야. 조심해! 까불지 말어"
길을 걸을때도 두손을 꼭 밖으로 내고 걷도록 부탁한다.
주머니에 넣고 걷다가 넘어지면 아주 곤란하다고 잔소리를 한다.
지금도 귓전에 맴도는 소리
"까불지 말어. 이제 60이야. 맘하고 몸이 현저히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