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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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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보내며


BY 프리지아 2004-01-31

아침에 깨어

창문넘어 밖을보니 온세상이 하얗다.

며칠전 친척 결혼식날도

온세상이 하얗더니

이번 구정도 참으로 오랫만에 하얀 세상을 맞는구나 싶은게 설레인다.

창문을 열고 싸하게 실려들어오는 찬기운이 기분좋았다

국제화도시를 맞고 있는 제주도를 마치 축복이나 하듯이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야단스레 가족들을 깨우고

눈이온다고, 하얀눈이 온다고 법석을 떨었다.

남편도 딸아이도

정말 눈이 왔네 ...

모두 스마일 스마일

행복한 우리들의 아침이었다

중문 시댁에 갈 걱정도 잊은채

빨리 빨리 챙겨 할머니댁 가야지

딸아이와 남편을 제촉하면서도 기분은 들떠 있었다

중산간도로는 막혔을 테고 일주도로인 해안도로 장장 2시간이나 걸려 큰집에 도착했다.  내일 설을 셀 걱정을 하면서도 오랜만에 함박눈이 이렇게 오는 것은 참므로 오랜만이다. 나의 어린시절 초가집 지붕위에서 떨어지는 고드름을 따먹던 시절이 생각난다.  공해 없이 마음놓고 눈을 녹여 물을 먹고 고드름을 따먹던 그시절을 돌이킬 수 없기에....

아이고 마냥 눈이 온다고 좋아할 것은 아니구나

혹시 요즘 떠드는 공해때문에 지구의 냉각화로 인한 폭설은 아닌지

생각하니 갑자기 심각해진다.

지금도 청정한 바다지만 옛날과 많이 달라지고 있는 바다목장의 황페화라든가

한라산 중산간으로 펼쳐지는 골프장에 따른 수질 오염도 

지금 제주시에서 추진하는 쓰레기 분리수거 하나하나가 국민의 의식과 관리자 한사람 한사람의 개인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바뀌어야 하겠다고 생각하며 눈이오는 마당을 멍하니 보고 있던난

기름떡하던 후라이펜서 기름이튀는 바람에 깨어나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설준비에 바쁜하루를 보냈다.

설날,까치 가치 설날은 어제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에요 라는 동요가 자연스레 흥얼데면서

명절 체소준비에 손이 바쁘다.

남편과 조카 딸아이는 소복히 쌓인 마당을 쓸고 눈사람을 만들고 야단이다

분주히 차레를 지내고

큰집에서의 차레를 지내고 와서 형님과 나는 설겆이를 하고 청소를 한다음

커피한잔과 함께 펑펑 쏟아지는 그칠 줄 모르는 눈을 감상하며

시어머리랑 형님이랑 조카며느리랑  여자들만의 시간을 즐겼다.뭐가 좋은지 깔깔러리다가도, 편치않은 시집형제의 문제까지 이런 저런 애기를 하면서

보내다 보니 새배 손님과 시누이랑 고모님이 오셔서 새배의레가 한차레 치러지고 난다음 친정집에 새배가기로 했다,

20-30분거리인 서귀포로 가는데 길이 얼어서 거북이 걸음이다.

그런데 서귀포에 들어서니

세상에, 기후가 다른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딴세상일수가  서귀포에는 눈이 하나도 없었다.

밤새내린 눈은 낮에 햇님에 의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단다.

이럴수는 없다고 어머니에게 새배하기전 수다를 떨고는 새배를 하고 저녁을 먹으면서 친정형제들과 오랫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큰사위인 남편은 나의 올케들 동생에게

술한잔씩 해야된다고 막무가내이다.

억지로 한잔하면서도 싫지만은 않은 분위기이다

그런데 남편이 너무 과하도 싶더니 따운되고 오바이트하고 기어코 염려하던 일이

일어났다. 부산스럽게 치우고 남편은 아웃시키고 다시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11시가 넘어 각자 집으로 방으로 ...

아이들은 모두 한방에서 뭐가 그리 할말이 많은지

우리딸도 사촌들이랑 놀다오라고 놔두고 우리만 집으로 왔다

집에 와보니 가동 물탱크가 터져서 난리다.

허지만 우리동은 물탱크가 터지지 않아 며칠 비웠던 집을 데우고 고픈 배를 채우려고 라면을 끊여 먹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남편과 라면을 끊여 먹고

우리들만의 안식처로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