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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22

사촌 형님.


BY 도영 2004-01-27

결혼하구 신혼여행 하루 갔다오고 시댁에 도착 하니

새신부 절받으려고  수북이 모이신 집안 어른들 보고 입이 딱 벌어졌었다.

게다가  안방에 새신부 앉혀 놓고 어른이든 애든 문여는 소리만 들려도

일어서야 하느리라 하는 시 엄니 말씀에 일분 간격으로

앉았다 일어 났다  반복했던 새댁시절에 ...

내게는 나보다 일년 먼저 결혼해서  대구로 분가해 따로 사는사촌 형님이 있드랬다.

이 형님을 처음 본것이 결혼하고 서너달 후였는데

촌에서 시집살이 하는 나로서는 뒷집 사시는 작은댁에  도시에서 분가해

따로 사는 형님 내외가 우찌 그리도 부럽던지

가뭄에 콩나듯  와서 우리집을 지나쳐 구불구불 논둑길을 걸어

사라져가는 사촌 형님의 도시스런 옷차림을 .. 물오른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멀거니 쳐다보며  나역시도 애 아빠가 타지로 발령 내리기만을 기다리곤 했었다.

 

 

시집 오고 이형님 만나기전에 귀동냥으로 시고모가  내 시어머니한테

사촌형님 이야기를  슬쩍 들은적이 있었는데

""언니야...그질부가 시아버지 앞에 밥상을 들고 가면 손이 벌벌 떨리더라 오빠야가 그질부 인물없고 키작다고 우리앞에서 난말야!! 목고개 하악 핀 키크고 잘난 며느리 보려 했는데 말야!이래 주께면서 새질부를 구박 하니 질부가 손이 발발 떨리제.. 내가 중매 해놓고 영곤란하데이""

새신부인 내가 시고모의 말을  부엌에서 엿듣고는 나름대로 사촌 형님이

난쟁이똥자루 만한 키에 볼품 없을줄 알았는데 ..

대한민국 표준키에 여성스런 모습에 아기자기 꾸미는 모습 이셨다.

 

사촌 형님의 시아버지 즉 내  시 작은아버지는 우리 집안 전용 신혼여행지인 경주로

이박 삼일 신혼여행간 아들 내외를 무신 심술이 났는지

하루만에 당장 오라고 호통 치시던 무경우인 분이 셧는데

이형님은 그래서인지  이때껏 며느리로서 도리를 해본걸 못봐왔다.

나는 그런 형님을 같은 며느리로 참 대단쿠나 ..

나는 더많은것을 당하고 겪으면서도  끽소리안하고  사는데 나같음 저형님은 우쨌을까.

그형님의 시댁에 대한 반항과 무관심에 같은 며느리인 집안 며느리들 조차도 혀를 내두르며

저런 며늘도 있어야  우리가 빛나지..은근히 우리가 못하는거 대해 대리만족 도 있었다.

목청크고 밸난 내 시어머니도 그 질부의 눈빛을 보고 ""야야 무섭데이 ...""그럴 정도 였다.

내가 보아도 그형님은 일년에 딱 두번 설 추석에 나타날때마다

독기를 뿜으면서 오셧뜨랬는데  아랫동서가 일을 하면 손끝에 물을 튕길정도 였고

번번히 풍파를 일으키고 휙 하니 시숙과 올때는 같이오고 갈때는 따로따로 갔다며

그집 아랫동서가 내게 귀뜀 해주고 했다.

며느리끼리 모이면 그 형님과 내 시어머니와 고부간이 됐으면

머리 터지게 싸웠을 거라는둥

집안 박살났다는둥 .

우리 시어머니가 쥐키고 살았을거라는둥

두사람  계하면 맞겠다는둥 우리어머니와 그 형님과는 막상 막하 였는데

그 행님으로 인해 많이 후해지신 우리 어머니는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ㅎㅎㅎ

그럼 형님이 요즘들어 변화가 생겼다는 말을 그집 아랫동서한테 들은적이 있는데.

""형님 우리 형님 요즘 많이 달라졌어요..그 냉정하던 형님이 글씨 내 샌달도 사오고요 술도 담가와서 한잔 하자 하고요 먼저번엔 다른사람한테는 미안한게 없는데 동서한테 미안타며 고맙다 하데에...""

그리고 이번 설..

우리집안은 특이하게 꼭두새벽부터 한복 차려입고 대소가를 돌며 새배를 드린후

차례상을 차리는 이유로 새해 첫날부터 콩볶듯이 바쁘다.

대소가 제사를 돌고나면 오후 서너시는 되는 집안이니 집집마다 새벽부터

세배를 돌자면 바쁘게 설쳐야 한다.

그렇게 동네를 돌다보면 신새벽에 길에서들 마주치면""형님~~~동서~~아주버님`~""손을 흔들고 총총 걸음으로 사라지는 재미도 있는걸 보면 이집 식구가 다된 모냥이다.

이야기가 잠시 세배 쪽으로 빠졌다.

암튼 이형님은 유일무일한 우리집안에 반항아였고 같이 사는 아주버님도 속수무책인채

갈등이 많았던 눈치셨다.

포항 사는 며늘네들은 그형님 팔자를 부러워했다.

남편이 능력있는 은행 지점장에 멀리 뚝떨어져 살아요

시 작은 어머니 순해 터져요

게다 알밤같은 두 아들들 공부 잘해요

만고에 개안쿠만  와 저러는공..

대소가 일터지면 총대 메고 앞장 서야 하는 포항며늘들은 그형님을 상팔잔데 왜 저리 독기를 품고 다니냐며 같은 며느리지만 이해가 안되면서도 막상 명절때 보면 그 형님이 다들 밉지는 않다고 하는걸 보면   같은 매늘 입장이라 그런건지..

미운짓은 하지만 밉지않은 느낌을 주는 그 형님의 이미지가 매력 포인트 라고 말이 통하는 동서들끼리 화제를 삼고는 했다.

그형님의 벳짱은 삼년전 그집 시아버지 그러니까 내 시작은 아버지 돌아가신날 모두를

경악?케 했으니..

삼일장을 치루는데 돌아가시고 댓시간 있다가 부산 집에 간다는거엿다.

아들의 수능치는날이 시아버지 출상날인데.

수능 치는 아들 뒷바라지 한다며 홀랑 내한테 전권을 넘기고 훌쩍 부산으로 가버린거였다.

그것도 병원서 상치르면 돈많이 나온다고

돈 많이 나온다는 말은 차마 못하니 밖에서 치르면 객사라나 모라나 하면서

형님은 댓시간 일하고 얼굴 도장 찍고 가방 달랑메고  고급 차를 몰고  내뺀후 

그집 아랫동서랑 나랑 진짜 쎄가 빠지게 일을했다.

시 작은아버지 초상끝에 나는 온몸이 부을정도로 일을 했고

그형님은 유유히 수능 끝내고 시아버지 묻은지 이틀만에 나타나셧었다.

어른들은 뒤에서 날리가 났고  그럭저럭 삼년이 지났는데.

최근 그 꼴통 형님이 변화가 생겨 눈빛도 부드러워지고 부정적에서 긍적적으로 달라졌다며

그집 아랫동서는 좋아라좋아라 반겼는데  나는 설마... 했고

요번 설에 형님이 신새벽에 우리집에 세배를 오셨다.

나는 그때 다락에서 오꼬시를 꺼내서 엉거추춤 오꼬시 봉지를 들고 내려오려는데.

상큼하고 발랄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다락 계단에서 내려다보니

그 형님이 ""복달이 엄마`~나왔다~~~잘있있어?내다~~""

와...순간 감동의 물결이 일고  행님의 인사를 받은 내 가슴은 쿵다닥 쿵다닥 뛰면서

그집 아랫동서말이 맞구나 실감을 했다.

먼저 말건적도 없고 먼저 인사해도 시쿤둥 지꺼 뺏어먹은것처럼 퉁퉁불어 있었던 행님이.

정이 담뿍 담긴 목소리로 나부터 찾는 거였으니...

시아버지 돌아가시고 형님의 변화는 어디서 온걸까?

그래 그럴수도 있어겠다.

키작고 못생겻다고 노골적으로 모욕을 준 작은 아버지.

아들 잘났다고 서른번 선본끝에 커피값을 23년전 100만원 투자해서 본 큰며느리고.

우리 종시숙은 아버지의 끊임없는 선보라는 시달림에.

서른번째 여자는 곰보 째보 아니면 장가 갈거라고 했는데

그 서른번째 낙찰된?  그 비운?의 여인네가 우리 형님 이였으니..

이목구비 오옥조목 여자답게 생긴 그형님은 빠지는 외모도 아닌데.

지나친 시 작은아버지의 욕심으로

마음에 드는 둘째 며느리와 노골적으로 차별을 해서 형님의 가심팍을

멍들게 했던 그시아버지가 가시자 반목의 세월을 접고

드디어 마음의 쇳대를 열고 독기서린 눈빛이 소프트한 아이스크림 처럼 부드러졌으니.

수년전 종시숙이 외도 하는 현장을 잡아야 하냐 말아야  하냐 상처 를 받은 형님.

모텔 앞에서 아랫동서 한테 전화가 왔는데 의논을 하더란다.

""동서...지금 시숙이 모텔로 반동가리<미니>치마입은 여자와 들어갔는데 덮쳐야 하냐..?""

현명한 그 아랫동서는

""형님요 아주버님과 안살거면 덮치고 살거면 그 모습 보지 마이소..""

아랫동서에 말을 듣고 모텔 앞에서 돌아섰다는 이야기를 후일에 듣고

그형님도 여자구나...

참고 살줄 아는 여자였구나..다시 보았는데.

요즘 그형님과 시숙은 사이도 동글동글 원만해지고

무엇보다 시댁에오면 이틀씩이나  있다가 간다.

이번에 세배를 가니 그형님 담가온 솔주를 내놓으면서.

""이술은 사촌만 주는거야..~~육촌도 안조~~~'"

그말에 모두들 와아!!웃엇었다..

알고 보니 그형님도 애교도 있고

유머도 있고 센스 도 있는 형님인데.

어른들의 잘못으로 20년 세월을 독기를 품은 형님은 얼마나 괴로웟을까.

늦게라도 마음을 연 그 형님 이 이뻐 못살겠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