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는 창가에 피어 있어야 제맛인데...
그래서 달빛도 받고.
사람의 눈길도 받고.
수선화 같은 알 뿌리 화초를 강제로 겨울에 심었다.
삼결살을 구워먹는 나의 한국산 작은 석쇠가 있는 사각 불화로에.
-다음 여름에 삼겹살 구워 달라는 부탁이 들어오면 그때 비우지요 뭐-
그랬더니..노랑.하양.보라색.
꽃이 무덤처럼 피기 시작한다.
알뿌리 화초에게 합장하고...고맙다. 피워 주어서.
올 한해는 특히나 큰돌님의 가슴과 주변에 많은 수선화 피었으면 하고 바란다.
어제밤에 이런 꿈을 꾸웠다.
두칸으로 마치 책꼿이 처럼 벽에 걸린 작은 어느 집의 입구에 제음식인지 설음식인지가
잘 차려져 있고, 찐 병치-물고기-얼굴에 그댁집 안 주인의 얼굴이 보인다. 꼭 호호아줌마같은.
그래서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이것저것.
그리고 그곳에 이렇게 씌여져 있었다.
"누구든지 더 들고 가고 싶은 이는 말씀하세요..좋은 명절을 기원드립니다."라고요.
이상했다. 제사 음식같은 메뉴에 새해 인사였다.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어제밤에 꾼 나의 꿈 이야기 였다.
임신을 한 뒤 늘 어떤 특정한 음식이 그리운데...나는 자주 꿈속에서 그것들을 아주 배 불리
먹고 일어난다. 정말 먹은듯 배가 불러오고 얼마 뒤에는 그 음식이 그립지 않다.
어제 밤에도 그랬다.
생각해 본다.
꿈에 음식을 먹으면 몸이 아플것이라는 말인데...
나는 그에 반대로 해몽을 했다.
"음...이 아이는 내가 죽을 목숨이었는데.. 날 살리는 모양이로구나!"라고요.
어떤 인연들이 있다.
칼막스와 엥겔스의 만남은 세계를 두 동강이 냈다.
고호와 고갱의 만남은 두 작가의 심연을 굵게 만들었다.
나와 이 아이와의 만남은....
나는 관세음 보살의 피력이 가피가 이 아이를 통해서 내려오는 것 이라 믿는다.
입덧.
없다.
몸의 고단,피로. 없다.
정신이 점점 맑아지고. 세상의 사물이 직관할 때처럼 보여지고 느껴진다.
만남.
나는 처음으로 이 아이와의 만남을 기다린다.
나는 이 아침 왜 이 글을 쓰느냐면...
수선화 보자 마자. 아버지로 가슴하픈 큰돌님 에게 보내고 싶다라는 생각을 처음했다.
해서.... 수선화 보내 듯이 이 글을 큰돌님에게 보내고 싶어서....
세상엔 아주 작아서 보이지 않는 천사도 있고.
세상엔 아주 커서 잘 보이는 고통이라는 괴물도 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고는.
피로 맺어진 인연이다.
나는 어쩌면 피로 맺을 인연을 거부해 오다가...뒤늦게 받아들이고 있다.
혈연이 주는 고통은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 증오의 폭도 크고. 기쁨도 크다.
부모.자식.자매.형제. 사랑하는이.미워하는이.그리운이.
하지만...그리움.사랑.
이 두 단어가 인간의 가슴속에 있는한 인간은 여원히 살아있을 것 이며.
역사는 변할 것이다.
그래왔으니까...뭐 믿는 것이 아니라...역사가 이미 증명했으니 믿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컴방의 모-든-이들에게.
수선화처럼 생긴 꽃무덤을 새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