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가 풀리면서 며칠동안의 동면을 깨고 아이와 함께 잠시 게을리했던 서점출입을 다시 시작했다..
아직 기저귀도 떼지 않은 아이에게 책이라는게 방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장난감과 별 다를게 있냐마는...그 개월수의 아이에게 흔히 볼수있듯이 아이는 책에 무지 집착을 하는편이다...
요리를 하든 빨래의 얼룩을 제거하든 일상의 일들에 막힌 숙제를 풀기위해서 책을 뚝딱하면 모든게 해결되는 도깨비방망이 마냥 곁에 두고 꺼내보는 내 버릇을 아이도 나름대로 흉내를 내고 있었는가보다..
모든면에서 같은 개월수의 아이에 비해 한참 뒤처지지만... 부모의 어리석은 의식으로 인해 백지상태의 아이의 맑은 영혼에 괜한 흠집을 내지 않기위해서 주위의 경쟁적인 비교와 간섭에 일부러 귀를 막아버리고 아이의 머리속에 억지로 어차피 나중에 다 알게될 세상지식을 주입시키지 않을려고 했는데...
아이스스로 그걸 알고 싶어하는 욕구로 충만해져 책을 보면서 질리지도 않고 연신 질문을 솟아내는걸 보면 아이로부터 부모가 이끌어낼려는 어떤 욕심자체가 어쩌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어차피 본능적인 현상인걸...
부모가 아이에게 적용할수 있는 가장 좋은 교육법은 몸소 실천하거라고 믿기에 내아이가 책을 좋아하길 원한다면 내가 먼저 책을 가까이하는 본을 보여줘야할 필요성도 느낀다....
무엇보다 다행히 아이는 우리가 자주 들르는 그 서점의 분위기를 아주 맘에 들어한다...
아주 오랜만에 들린터라 아이가 그 분위기의 낯설음에 뒷걸음칠까봐하는 공연한 우려도 했지만..
서점에 발을 들여놓는순간 울모자의 입성을 눈짓으로 환영해주는 거기사람들로 인해 쓰잘데기없는 내 우려가 무색해졌다...아이의 뇌속에 기억을 담당하는 중추도 그걸 감지하는지 아이도 이내 환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아이를 보자마자 팔로 얼싸 안으면서 하마터면 얼굴조차 잊어버리겠다는 서점직원언니의 짓궃은 농담과 환한 미소와 더불어 예전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온 안도감과 편한함을 느끼게 했다.....
책을 읽다가 머리를 잠시 식힐겸 휴게실에 들렀더니 항상 자애로운 입가의 주름진 웃음으로 반겨주시는 할아버지들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거기에 자리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울모자를 너도나도 경쟁이나하듯이 반겨주시는 할아버지들로 인해 휴게실안은 잠시동안 술렁술렁거렸다...
'애기엄마...이사가고나서 이레저레 집에 손보느라고 많이 바빴나보재...어이구..이눔도 못보던 새에 키도 좀 자랐데이....어른스러워졌네...'
아이를 유난히 이뻐하는 걸죽한 경상사투리를 쓰시는 할아버지가 머슥해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먼저 건네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얼굴이 많이 수축해지신것 같아여... 어디 아프세여?'
'응...얼마전에 길 가다가 어떤 꼬마녀석이 냅다 던진 야구공에 맞아가지고 눈이 시퍼렇게 됐붓다 아이가' 하시며 안경너머의 무지 아팠을것 같은 퍼래진 눈을 내게 살짝 내보이셨다...
할아버지가 겪었을 당시의 아픔을 함께 걱정해주는 대화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젖어들면서 어느새 서점으로의 일상이 제자리를 찾는듯 했다...
공던지고 달아난 꼬마녀석을 잡아서 꼭 혼내켜줘라는 말을 거듭 당부하면서 아쉬운 표정을 짓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서점안으로 다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