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끝에 매달려 비뭉사뭉하는 내게
늦은 시간인데도 잠이 안 왔던지
일곱살된 아들아이가 그랬다.
"엄마 ! 우리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
아직도 그놈의 죽음이 궁금한 모양이다
사실은
엄마도 모른다고 했더니
"외할아버지도,친할아버지도 다 죽었잖아
근데 엄마는 그것도 몰라?" 한다
그러면서
녀석은 자기는 절대 할아버지가 안 될거란다
남편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꼭 양수리 공원묘지에 시아버지를 찾아간다
살아서도 안 챙기셨다는데
돌아가셨다고 챙길까 마는
아들녀석한테는 굉장히 신기하고 ,이상했겠지
"왜 할아버지는 숨막히게 흙속에 있어?"
몇번 질문을 하더니....
언제부턴가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대단하다
엄마도 ,아빠도 세월이 흐르면
할아버지,할머니가 되고
결국은 죽는다는 얘기를 남편이 대수롭지 않게 하던 날.
그 녀석은 얼굴을 무릎에 깊게 파 묻고
서럽게 서럽게 울었다
아이라, 금방 잊을 줄 알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을 두려워 하고 ,궁금해 하고, 위축되었다
아이답지 않는 녀석에게 은근히 짜증이났다
그래서
사이비 엄마는
"걱정마! 이놈아, 우리식구는 불사조라 절대로 안 죽어" 했다
"불사조?"
" 그래 불사조, 절대 죽지 않는게 불사조란다"
도대체...알고 하는 소린지
임시방편으로 난 그 알지도 못한 불사조를 팔았다
아들놈은 눈까지 빛내며 사실이냐고 물었다
난 더욱 진지하게 그렇다고 하고
그날이후~~~
아들의 모든 놀이감의 대상은 '불사조'다
게임할때 '닉'도 불사조
블럭놀이를 해도 상상의 '불사조'를 만들고
뛰어다니며 놀때도 불사조를 외치며 논다
그리고 ..불사조를 얻고 난후
그 무서운 죽음의 공포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삶은 ,생은
죽음이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찬란하다고 한다
불사조처럼
영원하다면 ..........
시한이있고,기한이 있기에
하루하루 더 소중하게
더 처절히 살아야 하지 않을까
어쩐지..불사조는 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