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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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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포르노가 뭐야?


BY 나무구슬 2004-01-13

아이는 대여섯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아이의 엄마와 아빠는 대략 30대 후반으로 보였으니

아마도 그 아이가 줄줄이 자식의 끄트머리인 듯 싶었다.

아이 엄마는 날짜 지난 신문지를 뒤적거리며 어떤 기사에 코를 박고 있었다.

아이는 TV를 보는 듯 안 보는 듯 왔다 갔다하며 제 엄마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긴 시간 무료함에 지친 나는 당연히 눈앞에서 어른거리는 조그만 그림자에 신경이 쓰였다.

아이는 크게 개구지지도 않았으나 그리 조용한 편도 아니었다.

그러다 갑자기 작은 소리로 아이가 제 엄마에게 묻는다.

" 엄마......... 포르노가 모야? "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이 머 이상한 그림인가 싶어서 얼른 화면에

시선을 던졌으나 거기엔 단순한 오락프로가 방영되고 있을 뿐이었다.

엄마란 여자는 신문 기사를 읽느라 아이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 어...... 머라구...?"

그나마도 거의 관심이 없는 듯한 말투....

나는 아이의 물음을 들으면서부터 여자가 어떻게 답변을 해 줄것인지 궁금했다.

괜시리 내 얼굴이 슬그머니 붉어지는 것은 계획에 없었던 일이지만.....ㅡㅡ;;;

" 포르노가 머냐구...."

아이는 좀 더 큰 소리로 다시 묻는다.

포르노 라는 단어가 자꾸 되풀이되면서 앞에 앉은 내가 더 좌불안석이 되어간다.

여편네..... 언능 언능 대답해줘버리지...ㅡㅡ;;

여자는 그래도 계속 신문만 본다.

" 엄마아~ .... 포르노가 머냐니까! "

머릿속으로 생각을 했다. 내 아이가 저렇게 묻는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 해 줄까...

" 어.... 포르노는....."

여자가 신문을 뒤적거리며 사설을 뗀다.

좀 학구적인 단어를 선택해서 논리정연하게... 그렇게 말해주겠지...

그래... 이게 바로 성교육의 산교육 현장이구나.... 머라구하나 잘 들었다 나두 써먹어야지..

" 그거는......"

거참 뜸 되게들이네.....ㅡ.ㅡ

" 그건 아저씨하고 아줌마가 빨가 벗고 영화 찍은거야."

헐러덩......ㅡㅡ;;;

세상에.....저걸.... 저걸 여섯살배기 자식한테 한다고 하는 말인가..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거나 하는 부연설명은

전혀 없이 그냥 그 말이 전부였다.

어찌나 김이 새던지.....

참 이 여자 생긴대로 노는구나 싶었다.

성이란게 나도 제대로 교육 받아보지 못하고 자란 세대인지라

지금도 어렵고 난처한 문제인데 그래도 내 자식에게만큼은 좀 더 바른 지식을

전해주기 위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아이는 커가면서 포르노에 대해 어떤 기준을 가지게 될까....

해맑고 순하게 보이던 아이와 한심한 그 엄마란 여자의 얼굴이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