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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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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BY 이쁜꽃향 2003-12-31

오늘이 이 해의 마지막 날이란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야 한다는 현실이 사실 별로 달갑진 않지만

어찌하겠는가...

내 능력으로 가 버린 세월 되돌려 놓을 수 없는 것일진대...

 

내게 가장 소중하신 엄마를 멀리 떠나 보내야 했던 아픔으로 시작 된 올 한 해는

사십 년 넘게 살아 오는 동안 가장 힘겨운 해가 아니었나 싶다.

아직도 마음으로부터 엄마를 떠나보내드리지 못하고

냉장고 문을 열 적마다 엄마 손길이 남아 있어 울컥울컥 치솟는 설움...

아마도

생전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살아 온 성질 더러운 딸년에게

당신의 자리를 오래오래 남겨 두고 싶으셨던가 보다.

엄마를 보내드리지 못하는 동안

내 주변의 모든 환경은 어수선하게 자리를 제대로 잡질 못해

엉망이 되어버렸다.

남편도 아이들도 내 관심 밖의 일이 되어버렸고

세상사에 대한 욕심도 미련도 모두 버려버린 허망한 마음...

 

지독한 불경기로 남편 사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내가 허우적대는 사이에 잠시 방황하려 했던 그의 모습을 알고선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모멸감으로 한동안 마음 아파해야 했다.

원인 제공은 분명 나였음에도 결코 곱게 보아지지 않는 이기심 때문에

내 자신을 다스리는 데에도 너무 힘이 들었다.

 

그렇게 우여곡절이 많았던 한 해가 이젠 오늘로서 끝이란다.

그야말로 시원섭섭함이 아닌 후련함 뿐이다.

내년엔 할 일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아마도 정신없이 활기차게 살아야만 할 거 같다.

 

뜨거운 사랑도 할 것이고-아픈 사랑이어도 좋다...-

열정적으로 내 일을 추진해 나가야 겠다.

 

올 한 해 동안

아픈 가슴 다독여 주시고 위로 많이많이 해 주셨던 이 방의 많은 님들께

이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

그리고 여러분을 정말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싶다.

 

새해에는

여러님들 모두에게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고

행복 만땅인 한 해가 되시기를,

불행과 미움과 아픔과 갈등은 모두 멀리 달아나버린

사랑만이 넘치는 아름다운 나날들만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비나이다 비나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 나

풍요가 넘치는 넉넉한 마음으로 모두 만날 수 있기를,

모두들 부~~자 되시는 해가 되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아픈 사람이 없어

병원 문턱이 너무나 멀쩡하다는 기사가 연일 떠들썩하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에쿠~~병원에서 항의 들어 옴 어쩌지...ㅜ.ㅜ)

 

더불어 사는 세상에

어려운 이웃을 서로 돌아보는 사랑으로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정말 간절히 비나이다...비나이다...

 

이 방의 모든 여인네들의 작은 소망들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비옵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