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보기, TV보기 이런것들과 멀어지는 날이 많아 지면서 그만큼 삶의 무게에 지쳐 가는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조간 신문에 그날 좋아하는 드라마가 몇시인지 아슬 아슬하게 끝나는 연속극의 다음날 방영을
손꼽아 가면서 메모지와 펜을 찾아 기억하기 좋게 기록해 놓고 때로 그 기억마저도 잊었을때
아쉬워 하며 다시금 재방송 방영날을 찾아 헤집던 여자가 아주 오래전 있었습니다.
오늘 모처럼 근무가 없는 주말 토요일 오랫만에 드라마에 시선을 두게 되었습니다.
첫회 방송부터 본것은 아닌데 조금 보다 보니 앞전에 방송된 내용이 대충 그려지면서 연결이
되어졌고 최루탄성 드라마라 어찌나 눈물을 뽑게 하던지 저녁 나절 거울에 비친 제모습이 거의
초상집에 문상 다녀온듯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 설움에 울었는지도 모릅니다.
케이블 TV에서 이미 전에 방영된 드라마를 재방하는것 같은데 우연히 보게된 드라마 마다 죽음을
앞둔 주부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옛말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났다고 하였는데 힘든 고비에 닥친 날들에서 솔찬히 죽음을
떠올렸던 날들이 분명 나에게도 있었기에 눈물은 나몰래 볼을 타고 주룩 주루룩 한여름 처마밑에
소낙비 떨구듯 그렇게 흘러 내렸습니다.
하루 종일 직장 근무가 없는 날이라 집에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오랫만에 텔레비젼 앞을
지키면서 한참전에 사다놓은 스낵 과자를 사그락 사그락 봉지 비워가며 먹어도 보고 그러다
목메인다 싶으면 커피한잔 머그잔에 가득 찰랑이게 마셔도 보았습니다.
아~~~~~~~~ 사는게 뭔지
이제 십여일 뒤면 또 한해가 갑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행복해 보이던날 내려 앉은 나를 보면서 신세한탄에 땅꺼져라 바닥도
쳐보았는데 몇일전 퇴근길 직장 동료 한살 위인 언니 한분의 기막힌 사연을 듣고는 그래도
나는 그보다 저울질 하면 조금은 편안한 상황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직장에서 그언니와 저는 일에 있어 라이벌 위치에 있었습니다.
실적에 있어 거의 앞뒤 상위를 오가는 사이인데 이제 보니 둘다 겪은 일들이 하도 고난의
연속이어서 일에대한 열정이 탈출구처럼 넘쳐 났는지도...
언니는 퇴근후 직장 근처에 좋은 환경이 갖추어진 헬스클럽에 다니고 옷차림도
화사하며 아울러 머리 손질도 고급인 미용실에서 지출을 높게 하고 있기에 전 겉만으로 판단하여
실상 속내는 잘 몰랐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인즉 20년 사무직 교육 공무원으로 재직했었고 남편 사업자금으로 대출이
수월한 공무원 신분이었기에 많은 돈을 본인 명의로 대출하여 왔었는데 사업이 곤경에 처하자
그동안 재산 모두 날리고 거기다 명퇴금 1억원까지 모두 남의 손으로 넘어가고 지금은 집도
절도 없이 지내다가 단칸방 월세에 기거한다는 것입니다.
이제와 뭘 얼마나 저축해 다시 예전 처럼 되돌이 하겠냐면서 이제는 좀 편안하게 살고 싶다고
합니다.
언니는 자신의 이야기와 나의 하소연까지 들어주면서 세상 구비 구비 고갯길 왜 이다지
어려울까 한탄을 풀어 놓았습니다.
작년 12월 써왔던 글을들 클릭해 다시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춥고 배고픈 날의 기억들이 고스란히 머믈어 있더군요
그래도 지금 이렇게 글쓰고 있는 이자리 밖은 영하의 가장 추운 날이라는데
따끈합니다.
죽고싶었던 날들에서 한번 멋지게 살아볼 날들이 제게 다가올까요?
그래도 작년 12월의 오늘보다 2003년 오늘이 온기가 훈훈인데 2004년 내년은 좀더
따스해 지겠죠?
그쵸?
드라마 보다 울은 얼굴이 참 우습네요 많이...
내사랑 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