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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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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날개,아기양,리본 그리고...


BY 바늘 2003-12-14

직장에 함께 근무했던 후배 하나가 퇴직후 헤어핀 사업을 시작하였다.

디자인을 개발하고 납품하고 아마도 언니와 동생이 먼저 그일을 하고 있었고 후배는
퇴사한후 참여를 하게 되었나보다.

전수 수작업을 하는 정성 들여진 작품(?)이었고 그 작업 단계에서 초보자들도
수월하게 할수있는 부업거리를 주었는데 마침 고3딸아이가 학교 수업도 없고
대학 진학도 이미 결정된터라 시간이 한가로워 의향을 물으니 좋다기에 집으로 일거리를
가져왔다.

첫날일은 보라색 리본에 하얀 구정 뜨게 레스를 덧데고 바늘로 꿰메어 주름을 잡아주고

동그랗게 모양을 만들뒤 실을 단단하게 조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들어 시력이 나빠져 바늘에 실을 꿰는 일이었다.

몇번이나 바늘에 실이 빗겨 나가기에 침으로 실의 끝을 뾰족하게 만들고 가져온 50개중
겨우 9개를 하고는 피곤하여 그냥 잠이 들었다.

한개에 40원 그러니까 9개를 하였으니 360원인 것이다.

그날따라 딸아이가 모임이 있어 늦게 왔기에 채 완성도 못하고 그냥 가져다 주었는데
두번째 일은 가위질만 모양대로 하면 완성되는 첫번일 보다 쉬운 작업이었다.

천사의 날개모양,리본모양,구여운 양모양,동그라미 원형안에 아기 모습이 있는 모양
벨벳같은 천에 자동미싱으로 수를 놓은것들인데 선을 따라 가위로 오리고 나중에
라이터 불로 가볍게 올이 풀리지 않게 스쳐 지나가 주면 되는 것이었다.

4가지의 모양중 천사날개 모양과 동그라미 아이 모양은 20원 조금 복잡한 양모양과
리본 모양의 가위질은 40원이란다.

부업!

그야말로 전업이 아닌 부업!

아주 오래전 친정 할머니께서 컵라면 뚜껑에 상표를 붙혀주는 작업을 하신적이 있었다.
소일 거리로 단순 작업인 그일을 하시는 할머니 곁에 시간나면 아버지도 어머니도
집에 놀러온 분들도 이야기 하시면서 도와 주셨었는데

지금 커버린 아이들이 아주 어릴때 본 기억들인데 컵라면을 먹을때 마다 종종
그때 기억이 떠오른단다.

나도 결혼하여 아이들 유치원 다닐때 생계의 보탬으로 한일은 아니지만 아파트 윗층에 사는
언니벌 되는 분이 양복바지 밑단을 수작업으로 마무리 하는 부업을 하였는데
몇번 곁에서 일을 도와 주다가 나도 일을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는데 먼지가 날리고
바지의 부피가 크게 나가서 집안이 어수선해 지기에 바로 손을 놓았었다.

한달을  부지런히 빠르게하면 40만원 정도 수입이 된다는데 정말 그럴까 싶다.


딸아이를 도와 이틀정도 가위질을 했더니 오른쪽 어깨가 아파 몇천원짜리 파스를 붙혔다.

하하하~

파스를 붙히면서 웃음이 나왔다.

그러니까 파스 한장이면 날개모양이 20원~~~~~~도데체 몇개를 해야 하는 거야?

계산해보니 허무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부업!!!

돈도 돈이지만 이번 기회에 딸아이가 자신의 노력으로 버는 돈에서 노력하는 수고로움과
돈의 귀중함을 배우게 되는 산공부의 기회가 되었으면 싶다.

집안 여기 저기 널려있던 짜투리 천들과 잔먼지를 청소기로 말끔하게 치우고 걸레질
두어번 오간뒤 하얀 거실장 위에 놓여진 작은 성탄 트리의 불빛을 바라보니 마음이
따스해져 옵니다.

 

ps---->이제 보름뒤면 또 한해가 가는군요

아~~~~~~~~~~~~~~

세월이 빠르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2003년 참으로 눈물도 회한도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잃어버린것 뒤로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얻는 한해이기도 했습니다.

 

에세이방 모든 분들도

한해의 마무리 잘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