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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사랑을 하는 여자


BY 영악한뇬 2003-12-12

 

 

 

아직도 테리우스를 마지막 회로 내게 덥쳐온 힘든 날들…….

 

그날들은 불행에 불행을 꼬리 물고 내게 찾아 왔다.

 

그래서 꿈꿀수 있는 자유가 현실에 묶여 버리고 내마음은 12월의 찬서리 몰아치는

 

벌판이 되었다.

 

꿈꿀수 없다. 꿈꾸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런 각박한 마음은 내게 글쓰는 마음의 여유를 뺴앗아 가 버렸다.

 

한동안 접고 있던 작품 만들기를 시작하고 흙을 만지기 시작하고 몇몇 개인지도를 나갔다.

 

나는 내게 있어 소설을 쓰고 시나리오를 쓰는 일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모르고

 

있었나보다.

 

함박눈을 맞듯이 나는 몰고 가는 자동차 안에서 눈물 벼락을 맞앗다.

 

문득 음악을 틀자 다모의 대사중에 마지막 장면에서 장성백이 죽는 대사가 나왓다.

 

암울하고 슬픈 배경 음악과 함께. 장석백의 굵은 목소리가 나왔다.

 

 

갑자기 목구멍을 타고 코끝으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랐다

 

운전대를 쥐고 있던 두 손에 힘을 주며 입술을 깨물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쉴틈 없이

 

밀려 왓다

 

가슴이 갑갑해지며 마치 바윗돌을 눌러 놓은 듯 무거웠다.

 

울면서…………….나는 내가 왜 우는 지를 궁금히 생각해 보았다

 

도대채 왜 우는거야?.

 

빙신.

 

먹고 사는게 힘들어서?.

 

아님. 여태 고생한게 불쌍해서?.

 

아님 음악이 슬퍼서?.

 

모두 아니였다

 

내가 울음을 터트린 것은 그리움이였다

 

마음껏 꿈꿀수 있었던 지나가버린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이엿다

 

연애를 하다가 헤어진 애인을 그리워 하듯이 나는 그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목이 메여 왔다.

 

많이 ……아주 많이 울었다

 

그 울음속으로 <정인 >의 성은을 사랑하는 김민준이, < 아직도 테리우스>의 나희를

 

사랑하는 석윤이 있었고

 

<마녀 호모>의 정준호가 있었고. <정인>의 김석훈이 있었다.

 

나는 글을 쓰는 동안.  소설속의 주인공 역을 빌은 그 배우들을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여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절절히 사랑하면 그 절절한 사랑은 고스란히 내 몫이엿던 것 같다

 

어떤 소설을 쓰던.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은 늘 내 꿈속에 등장했고

 

나는 모자란 잠을 자면서도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앗다

 

내게는 현실 세계의 다른 남자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고. 소설속. 의리있는 사랑을 하는 남자

 

주인공이 필요 했었나 보다.

 

그들을........ 정말. 인간 처럼 사랑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꿈을 꾸고 .그런 연애를 할 수 없는 나는 마치 실연당한 여주인공 보다

 

더 불행하다는 생각을 했나 보다. 그래서 남편 몰래. 연애를 할 수 있는 그 소설 쓰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엇나 보다.

 

그때 비로서 나는 살아 있음을 느꼈었나 보다.

 

지금의 나는 살아있으나. 모든 감성과 꿈과 자유를 잃은 [ 돈 . 현실 ]이 두 단어만 생각하고

 

살아야 하는 마치 목숨을 저당잡힌 그런 감옥에 같힌 자 같다.

 

나의 소설 속 남자 주인공들과 연애를 했던 그 시간이 너무 그리워 .나는 차를 몰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이젠 꿈속에 조차 나와주지 않는 그 남자 주인공들...

 

다시 한번.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보지만.. ………정말 나란 여자는 구제불능이다.

 

아니면 너무 너무 유치한 것일까?.

 

나이 37에 아직도 이런 부분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

 

완전히 몰입하고 완전히 미쳐야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의 불같은 성격은 자칫 잘못하면

 

스스로를 피폐하게 할 수 있음을 ..........도대체 이상한 정체성을 가진 나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