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셋의 가을은 가버렸다.
나비떼 처럼 팔랑 거리던 길가에 노란 은행잎들도 .
이틀째 내리던 마지막인듯한 가을비로 인해..
붉은 인도브럭위에 추락해 길가 은행 나무는 앙상하니 가지를 드러내고..
그 가지사이사이로 탁한 잿빛 하늘이 내 눈동자에 들어왔다.
마흔 셋에 이번 가을은 딱히 한마디로 표현할수 없는 번민과 갈등으로
얼룩이 졌고 거기에 뒤따른 짙은 고독감으로 이가을을 소진해 버렸다.
가을이 시작되고
가을이 깊어 가는 깊이 만큼 강렬한 삶의 반란을 꿈꾸며..
그동안 내게 상처주었던 사람들에대한 분노로 가을을 보냈다
가을의 끝자락이 아직도 군데군데 머무는 요즘 나는
차츰차츰 나아지는 기분으로 인해 나의 일시적인 우울증? 증세도 끝이 보였다.
남편은 집안 분위기가 동굴속 같이 답답다고
타협을 시도 했고
나역시도 이러다 아주 내가 지쳐 떨어져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까
염려했는데 남편의 한발 물러섬에 유야무야 자연스레 화해가 되버린 분위기 연출되었다
한달동안의 각방에 애들 침대에 낑겨 자며
""엄마.. 제발 안방으로가세요..""
둘째 아들의 눈치와 구박에도 차마 안방으로 선뜻 가지못한것이
어떤명분도 없이 슬쩍 한달만에 안방으로 돌아가는것이
어색하고 멋쩍고 그랬던거 같아 일주일이 2주가 되고 그러다 한달이 되버린것 같았다.
그러다 정식으로 화해를 한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화해아닌 화해가 되고
거의 예전의 나로 돌아온 며칠전이다.
여기저기 티브이 채널을 리모콘으로 돌리다.순간 한 채널이 내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밸리댄스였다
화려하기도 하고 요염하기도한 일명 배꼽춤.
터키에서 유래해 이집트 등지로 퍼져나간 춤이라는데
몸치인나는 평소 춤에는 관심도 없었지만 밸리댄스만은 눈에 확 들어왔다.
그렇지만 ..
용기가 없어 기회만 엿보고 있던차에 때마침 친구의 전화가 왔다.
""도영아..우리 춤추러가자..""
""윽..춤/?..야..니 미쳤니..""
""히히~~~그래 미쳣다..춤은 춤인데 밸리댄스...'"
""야아~~~~내가 그거 배우려고 했던거야~~~가자가자~~춤추러 가자~~'"
말까지 더듬으며 그친구와 나의 통함에 기뻐 날뛰었다.푸힛...
밸리댄스를 교육하는 센타에 쭈삣쭈삣 들어가니.
내 또래의 아지매들이 과감한 옷을 입고 준비 중이였다
착 달라붙는 까만 판타롱스판 바지에 짧은 배꼽티에
허리에는 십원짜리 동전같은걸을 꿰어 놓은 화려한 허리장식에 친구와 나는 우와~~를 연발 했으니.
동작 하나하나 할때마다 찰찰찰 소리가 마치 경쾌하면서 굵은 빗소리 같기도 했다.
상체와 하체의 중간 부분인 복부로만 추는 밸리춤..
요...밸리춤에 ...당분간은 흠뻑 빠져봐야겠다
매일 집-학원-헬스..반복의 연속인 고정된 틀에서 정체되어 무력 함에 시달렸던 요즘.
밸리댄스가 내 삶의 활력을 찾아 줄것 같은 기대감에 다음주 화요일이 기다려진다.
오늘은 밸리댄스에 필요한 옷을 사러 가야겠다.
까만 판타롱 빨간바지에 까만 배꼽티를 파는 가게를찾아봐야겠다.
""요쏘오`~섹쉬~~섹쉬~섹쉬이`~~``살짜쿵 !살짜아~~쿠웅`~~!!쿵쿵 !!""훗~~~~
춤바람난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