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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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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이벤트) 12살에 키운 내동생


BY 캐슬 2003-11-13

 찬바람 불던 새벽에 단잠에 빠져 있던 날 엄마가 흔들어 깨웁니다

'얘야 부엌 솥에 가위 들어 있다 어서 가져오렴'

미쳐 잠에서 깨지도 못한 저는 더듬 더듬 부엌으로 가서 솥안에 가위를 엄마에게 갖다 드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잠이 깬 저는  포대기에 쌓여진 꿈틀거리는 무엇을 보았습니다.

아기! 아기 였습니다.

엄마는 밤새 혼자서 산고를 격고 아기를 낳으신 겁니다.

그렇게 막내동생이 태어났습니다.

음력 10원22일 이었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고 저는 얼마지 않아 겨울방학을 하고 12살의 제가 아이를 키우는 어린 엄마가 되어야 했습니다.

중하교 진학은 접어야 했습니다.

12살의 어린 내가 키우기에는 벅찬 일이었습니다.

아직도 잊을수 없는 일이 몇인지도 모릅니다.

아침이면 골목길을 지나가는 친구들의 도란 거리는 목소리

'누구야 학교가자'

행여 그아이들과 마주칠까 피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기저귀를 시린 손으로 빨던 일. 우는 동생을 업고 달래다 함께 울어버렸던 일. 동생이 아파서 밤새 애태웠던 일. 동생의 암죽을 끓이다 넘겨버려서 속상해 하던것...힘들지 않은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기의 '암죽'을 위해 돌고르던일은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넓은 상위에 쌀알을 펼쳐놓고 한알씩 골라 상아래 그릇위에 떨어뜨려 돌을 골라야 했습니다

쌀뿐인가요 콩. 보리쌀.찹쌀...

요즘에사 석발기라는 것이 있어 쌀속의 돌을 쉽게도 골라내는데 그땐 미쳐 그게 개발 안돼었던 모양입니다.

학교를 마친 친구들의 고무줄 뛰는 모습도 술래잡기도 그 무엇도 내게는 먼 놀이였습니다.

그렇게 한해가 지나가고 한해  중학교를 가서 교복을 입던 그때가 얼마나 좋았는지는 말하지 않으렵니다.

 학교를 마치고 결혼을 하고 내아이를 키우면서도 내 아이가 이쁘지 않았던건 어릴적 기억이 너무 힘들어서 였던가 봅니다.

늘 잊혀지지 않던 어릴적 동생을 키우던 그 기억은 그림처럼 아픔처럼 머리속에 있습니다.

 

 그 동생이 지금은 결혼을 했고 9개월된 꼭 동생을 닮은 조카를 키우고 있습니다.

내아이는 이쁜줄 몰랐는데..나이가 들어서 일까요?. 조카가 너무 이쁩니다.

이제사 제게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이 바래졌나 봅니다.

조카를 보면서 어릴적 동생을 기억합니다.

세월은 이렇게 모든 것들을 제자리로 돌리기도 하면서 도는구나 하고 말입니다.

제 가족과 세상 모든이들이 행복하길 바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