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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2

말없이 크는 아이들


BY 안단테 2003-11-12

우당탕~ 쿵~~

엊저녁 12시가 넘은 늦은시각.

조금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지~~ 무심코 넘겼는데..

 

조금 후...도서실에서 돌아오는 큰아들녀석이 들어서며..

 

엄마~ 윗층 아저씨..팔아픈아저씨 있잖아요.

지금 현관문앞에 쓰러져 계세요..어쩌지요...많이 취하신거 같은데...

 

오마나~ 좀전에 그소리였구나.

어서가서 아줌마께 알려드려라...

 

잠시후...

작은 소음이...

어쩐일인가 궁금해서 열쇠구멍으로 내다본 나는

가슴이 찡~ 했다

 

아들녀석이 아저씨를 부축해서 한계단 한계단 힘들게 올라오고 있었다.

자기보다 큰 아저씨를...

그집 작은딸은 옆에서 아빠만 부르고 있고....

인사불성으로 온몸이 늘어진 아저씨를 어렵게 집안까지 모셔다 드리고

집에 들어온 아들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엄마~ 사람이 술먹고 힘빠지니까 왜이리 무거워요

아휴~ 되게 힘드네..허리까지 아프구여...

 

근데..아주머니는 안계셨니

 

네... 누나 하나는 쇼파에서 자구있던데요.

 

난 그러라구 말한것도 아닌데

웃옷까지 벗어져치고 아저씨를 도와드리고 들어온 아들이 너무 대견스러웠다.

말없이 꼬옥~ 안아주고는...

냉수한컵 마시고 웃고있는 아들을 보니

너무 믿음직스럽고

엄마가 모르는 저런모습들이

아이들을 스스로 커가게 하는구나 생각했다.

 

늘 어린애 같기만 하고

공부 안한다고 다구치기만 했지

실상 사람구실하는 공부는 생각이나 하는가 말이다.

 

언젠가 아들이 말한게 생각난다

엄마~ 저는요 이상하게 어른들이 좋아하셔요

교회에서도 목사님이랑 다른 집사님들도 저를 좋아해주시구요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참 이뻐해주세요

친구들도 나를 좋아하구요...

 

그래...그분들이 아들을 이뻐해주시는 이유를 조금 알겠다.

공부 잘하는 애들도 이쁘지만

사람사는게 어떤건지 정으로 교감이 가는 아이들...

난 아들의 그런점을 어른들이 좋게 봐주시는거 같아서

마음이 뿌듯해진다.

 

공부 좀 못하면 어떠랴

사람의 도리를 알고

살아가는데 정도를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이 중심을 잡고 열심히 산다면

그보다 더 중요한게 어디 있을까..

 

항상 어린애 같기만 했던 아이들이

어느날 갑자기

엄마보다 더 커진 모습으로

옆에 우뚝서서는

삶의 감동을 선물하네요

 

기분 좋은 오늘 아침..

잠시 팔불출 엄마가 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