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내린다.
가을비 치곤 제법 며칠이다.
밤낮으로 돌리는 보일러 덕분에 실내공기는 훈훈하다.
나의 친구 엄마가 계시기에 더욱더 훈훈한지도 모른다.
오늘 역시 창너머 내리는 비를 쳐다보며 혹시 어느누가 오려나
기둘기고 계신다.
나 아줌마는 육남매 막내이면서 어느 종가맏며느리로 살아가고 있다.
시댁시어머니랑 동서 덕분에 넘넘 넘치는 왕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근데 어느날 아흔이된 울 엄마가 며느리 손에 이끌려 정신과 병동에 버려 졌다.
현대판 고려장인 셈이다.
아들이 세명이다. 큰아들 내외가 육십조금넘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뒤 둘째셌째집으로
보따리들고 다니셨다.
건강하시며 부지런하시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별난 시어머니서열에서는 조금 벗어난 류의 어머니다.
둘째네에서 2년정도 계시던중 일이 일어났다.
오십중반의 며느리, 아주아주 무식하고 겉멋만 잔뜩 들은 며느리와 살면서 일은 일어났다.
시어머니 목욕한번 챙기지 앟고 냄세 물씬나게 그냥 내팽개치면서 밥까지 굶기다시피한다.
치매가 올까봐서 밥을 많이 주지못한다는 변명을 하면서 노인네가 환각증세가 오도록 유도한다.
딸인죄로 자주못가지만 한번씩 가보면 두눈을 뜨고 볼수 없다.
머리를 감기지않아 두겹세겹의 비듬이 깔렸다. 배가고파 노인네 허덕인다.
아무 내색 않고 목욕시키고 조금 안정 시켜드린다.
시어머니 더럽다고 부엌방에 가둬놓다시피했다.
그냥 두고 볼뿐이다.
내가 모실 형편이 아니기땜에 이런 대접으로라도 엄마를 모시는것도 고맙다라고 생각했다.
며느리보다 아들이 더 미웠다.
그러던 어느날 노인네를 요양원으로 데리고 간다고 한다.
기가 막힌 일이라 그냥 두었다.
설마 자식이 그럴리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두고만 보았다.
요양원인줄알고 면회를 가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대구 어느 정신과 지하병동에 그것도 자물쇠가 채워져 아무나 맘데로 출입할수 없는 그런곳.....
배가고파 밥좀 더달라고 하는 노인네, 허기져서 버티다 환각증상이 일어나서 하는 행동을 가지고 치매라는 너울 좋은 제목을 주었다.
정신병자 이삼십명과 치매 할머니 여러명이 있는 그런곳에 나의 어머니가 힘없이 누워있었다.
제발 좀 데리고 가잔다.
약을 먹으면 힘이 없어진다고 화장실도 못가고 걸어다닐수가 없단다.
왜 나를 여기에 데리고 온지 이유를 모른다신다.
부둥켜안고 울었다.
단지 귀가 어두어서 남의 말을 못들어서 의사 소통에 문제가 조금 있다뿐이고 요실금이 있다는 것뿐인데, 무식한며느리의 행사가 본격적으로 출연한셈이었다.
남편과 의논한 결과 모시기로 했다.
딸도 자식인데 모시는게 당연하다는 남편이 고마울뿐이다.
근데 방해꾼이 나타났다. 막내며느리 오십중반의 도도한 며느리가 나타났다.
자기들 체면 문제라고 난리다. 방을 얻어서 모셔오겠다고 어름장을 놓는다.
무식한며느리탓에 집안꼴이 우습게 되어졌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부모 두고 부모땜에 자식들 앞 가로막고 빨리 죽을까봐 서로서로 모시지 않겠다고 버티던 막내 며느리. 자기 친정 엄마는 아낌없이 모든걸 줘가며, 친정 올케 군기 잡아 가면서 진장 시어머니는 허울좋은 제목 만들어 이렇게 팽개친다는게 가소로왔다.
불교대학이니, 자원봉사니 누굴위한 생활인가!
세상에 부모없이 태어난 사람 나와 보라지.
이런 사연 아래 엄마를 모시게 되었다.
여러가지 환경 변화로 건강마저 엉망이되고 정신마저 놓아버린 나의 어머니지만 그래도 가까이 두고 볼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요?
대소변 혼자서 다 해결하고 식사 혼자서 잘도 해결하는 나의 어머니를 누가 감히 치매라고
버렸나요?
그것도 남도 아닌 자기 엄마를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먹고 살기 힘들어서도 아니고 ...
인간으로써 감히 어떻게 이런일을 저지를수가 있을까요?
자기들도 바로 노인네가 되면서 한치앞도 모르고서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지를수가 있을까요?
시어머니 정신과에 두고 한 며느리는 수영장이니 산이니 온갖 난잡한 행동을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한며느리는 고고하게 다도니 불교대학니이 자원봉사니 체면치레 하러 다니는 이런 한심한 여자들을 보셨나요?
지금 나의 어머니는 완전히 회복했으나 아직도 그자들을 용서하지 못합니다.
경찰서에 잡아두었고 죽고싶어도 저승사자가 데려가지 않는다고 한번씩 울면서 하소연합니다. 나 역시 시어른을 모시는 며느리 입장입니다.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저지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이있는데 어떻게 감히 그럴수가 있습니까?
용서를 하라하지만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고는 한번도 오지 않습니다.
아들이 변명을 하러 왔습니다.
쫓아내었습니다.
오빠이고 나의 혈육이지만 그냥 넘길수가 없었습니다.
대한 민국 며느리들 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밥을 굶겨 배고프게해놓고 환각 증세 일어 나고 아흔이 되어 기억력 감퇴되었다고 의학적인 용어인 치매로 포장해서 정신과에 고려장 시키는게 어떻게 자식으로서 해야하는 일입니까?
그래놓고 법당에 꿇어앉아 백팔배기도 무슨의미가 있는가요?
가슴을 치고 땅을 치며 후회해하는짓을 하는 이자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도 치가 떨립니다.
일요일이면 엄마랑 나랑 작은 사찰에 들립니다.
그래도 자식 잘되게 해달라고 부처님전에 삼배올리시는 나의 어머니..
딸집에 계시는게 부담스러워 남이 오면 집 봐준다고 작은 변명도 할줄압니다.
혹시나 치매일까싶어 검은콩흰콩가려내라면 바가지 한바가지 다 가려내시고 뜨개질도 하시며 바늘에 실까지꿰어 딸을 도와줍니다.
방청소도 하시고 단 거동이 불편해 실내에서만 생활하시고 신문보시며 불경읽어시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멀리까지가서 복을 구하기 보다 가까운데서 구할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어제는 엄마랑 화투짝 맟추기를 했습니다.
계산은 하지 못했지만 짝은 잘맟추는 아흔된 나의 어머니가 기특했습니다.
자식들이 보고싶냐고 하면 보고싶은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막내며느리아들이보고싶다합니다. 그들의 얼굴을 본지 오래가되어 만나도 더듬거립니다. 며느리가 아니라고 합니다.
얼마나 긴세월을 찾아뵙지 않았으면 그럴까요?
아직도 자식들은 시어머니가 두렵답니다. 자식 며느리 먼저 죽는다고 어느무당이 그런다고 죽는게 그리 겁이 난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죽지않고 건강하게 살아계신 어른을 어떡하라말입니까?
속시원하게 보도본부 2580에 내고 싶습니다.
이런 자식들도 있다고 소리치고 온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지금도 자기 체면 생각하고 쉬쉬하는 막내 며느리 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땅이 알고 하늘이 안다~~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