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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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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가을이 아쉽기라도 하는듯...


BY 고우리 2003-11-07

    떠나는 가을이 아쉽기라도 하는듯... 아침에 일기예보는 예상을 깨고 빗나갔다. 오후늦게 부터 비가 내린다고 분명 티비에서 들었다. 그러나 자욱히 안개가 잔뜩 끼어 있어 비올 조짐이 보였건만 행여나 그래도 오후에 온다고 했으니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침9시에 집을 나섰다. 오늘은 교회 소풍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자연농원에 위치한 캐리비언배이란 곳으로 가기로 되어있었으나 그곳은 음식을 사먹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수영복을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몸매로 조금은 망설여지는 나 같은 분들과 또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로 여러가지 번거로움이 있기에 어제 갑자기 변경이 되었다. 그래서 우이동 골짜기에 있는 기도원으로 행선지를 바꿔서 그곳에서 불고기 파티와 장기자랑 보물찿기등등 갖가지 프로그램이 있었건만 비 온 덕분으로 예배만 드리고 늦은 점심으로 맛있는 돼지불고기 파티로 다들 맛있게 먹고 해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들 집으로 향했건만 아는 권사님 두분과 북한산에 올랐다. 이쯤에선 비가 오질 않았기 때문에 별부담없이 산에 오를수가 있었다. 별로 험하지 않았고 단풍이 모두다 비바람에 떨어져서 앙상한 가지만이 우릴 반겨 주었다. 게중에는 아직도 가는 가을이 아쉬워서 좀더 있다가 가겠노라고 메달려 있는 단풍들도 더러 더러 볼수가 있어 비오는 늦가을이 어쩜 야속 하기 까지했다. 이쯤에서 바람이 세차게 한번 불어 닥친다면 아슬아슬히 달려있던 단풍들도 하소연 한마디 하질 못하고 다들 떨어져서 오가는 등산객들의 발바닥에 밟히며 푹신한 발판이 되어 주리라. 바위에 걸터앉아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주고 떨어지길 아쉬워 바둥대는 단풍들을 바라보며 우리네 인생의가는 마지막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어쩜 너나 나나 가는건 별거 아닌것 같은데 종이한장 차이 같건만 그래도 넌 기약있는 삶을 살고있지나 않나 싶어졌다. 어쩜 인생은 너보담 못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기약없이 한번 가면 다시는 오지 못할 그길로 떠나는 나약한 인간을 보면서 비오는 늦가을에 수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는 날이었다. 이젠 비가 내렸으니 낼부턴 추워 지겠지. 덥다고 아우성치던 그날도 단풍이 곱게 곱게 산에 들에 우리네 마음을 온통 불게 물들었던 그날도 아스라히 우리들 기억속에서 머물고 말겠지. 많은 여인네들이 가슴앓이 했던 내 자신도 물론 힘들어했던 기억들을 뒷편으로 접어두고 하얗게 흰눈이 앙상한 가지를 솜이불을 덥듯 두텁게 덮어주는 그러한 날들을 바라다 보면서 또다시금 깊은 회상에 젖겠지. 한시간 가량의 산을 올랐지만 떨어져 뒹구는 낙엽속에서 지나간 나의 삶을 다시금 한번쯤 뒤돌아 보는 지혜를 배워본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철이가고 옴에 따라 마음의 많은 변화도 생기리라 나름데로 생각을 가져보는 가벼운 산행이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