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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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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BY 산난초 2003-11-03

밤 늦은 시간,

종일토록 서서하는 고단한 일과를 마감하고 가로수 길을따라 지쳐 쓰러질듯한 걸음을 축 축 늘어뜨리며 그래도 마음만은 낭만이고파  까만 밤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먹장같은 어두운 밤하늘에 반쯤 남겨진 반달이  찬 밤하늘 위에서 늦게 귀가하는 길을 어렴푸시 그림자를 드리워 주며 슬그머니 길동무도 자처하며 따라나섭니다. 

 

그다지 멀지않은 거리 , 한 십여분이면 당도할 집이지만 힘들땐 그 거리도 버겁기만 합니다.

바람이 예사롭지 않게 불더니 기로수 은행잎이 온 길에 나부끼며 보도위에도 아스팔트위에도 스산한 장송곡같은 서걱거리는 울음을 내며 몸부립을 칩니다.

 

자연은  소리없이 순응 하는 줄만 알고 그리 살려고 했는데 이렇듯 슬픈 소리로 누구에게 항변하는지 알듯 모를듯 울어예입니다.

 

가랑닢은 이상한 소리로 웁니다.  낙엽은 바싹 마르고. 차가운 보도위에서 몰아치는 바람과 화음을 이루며 나뒹구라지는  서글픈 이야기를 토해냅니다.

 

제 본향이 아니라고,

그러나 어찌합니까 , 잘못 선택된 운명인것을, 인위적이 것은 언젠가는 이런 모순된 아픔이 있는것을 가로수 심은 사람은 알기나 할지..

 

바스락 거리는 음율이 좋아서 떨어져 나부끼는 낙엽을 밟으며 머리위에 비추이는 싸늘한 달빛의 향연을 받으며 혼자 밤기운에 취하여 터벅터벅 걸었습니다.

 

하루를 마치고 반겨줄 사람도 없는 집을향해 습관적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낙엽도 제 본분 마치고  돌아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