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래동안 사용했던 향수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니 마음이 초조해진다.조만간 향수를 준비해야하는데...
미국에서 살다보니 너나 없이 향수를 많이 사용한다. 게다가 한국 음식을 즐겨먹는 나로서는 향수를 사용해야 함이 필수가 되어버렸다. 그나마 이이를 키우며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는 나로서는 향수 사용이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향수는 좋지 않을 듯해서 사급적이면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들어 아이들의 학교도 방문해야하고 외출이 잦아지다보니 오랬동안 써왔던 향수가 바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어느 사이 향수 한병 내 돈으로 사기에는 아까운 쪼짠이가 되어 버렸지만 처음부터 남편은 향수사기를 자기의 몪으로 자청하고 나섰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은 자기니까. 그리고 직장이나 일때문에 모임이 있을때도 우연히 좋은 향수를 사용하는 이가 있다면 항상 이름을 물어 내게 일러주는 이도 나의 남편이다. 혹시나 오해를 사지 않을까 걱정도 해보지만 워낙 남에게 예의를 잘 지키는 사람이니까하고 걱정을 덥어둔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남편의 자상함에 칭찬을 아끼지 않지만 알고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항상 즐기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친절함이랄까.
둘째 아이를 낳은지도 벌써 두해가 지나니 바닥이 보이는 향수병은 오히려 당연하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심한 남편에게 "향수 한병 사와라" 하기에는 미안하니 왠일인지 모르겠다. 싫다고할 이는 아니지만 나의 속마음은 남편이 이때쯤 한 병의 향수를 들고 귀가하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존재를 잊지 않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