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강을 맞이하는 시월의 아침입니다,
이른아침 딸애의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 일찍일어나서 느껴야 하는
차거운 공기의 느낌은 점점 몸을 움추리도록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치마밑에 쫄바지도 한겹 더 걸쳐 입어 봅니다.
주방이 조금 큰지라 발바닥이 시려워서 양말도 신고 그리고 실내화도
발위에 얹어 봅니다.
이렇게 완전무장을 하고 나서야 추워지는 몸과 마음이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하기도 합니다.
날씨의 변화에 혼자서 자취생활하는 아들의 안녕이 가장 걱정이 되고 끼니
또한 걱정이 됩니다.
목소리를 타고 서로 안부를 전하면서 엄마의 사랑을 전달할 수 밖에 별반도리가
없는 형편이기도 합니다.
나의 발이 차거움을 느끼고 내몸이 냉기를 느낄 때 추위와 외로움으로 혼자 계실
친정엄마가 떠올라 또다시 가슴이 알싸하고 아파옵니다,
아버지도 진적 떠나시고 그리고 엄마의 애지중지 하던 맏아들마져 일찍 보내셨으니
그러함에도 자신의 의지 굽히지 않고 홀로이 괴롭게 엄마의 방식만으로 살아가려
하시니 황량함을 느끼는 이계절에도 엄마의 마음을 녹여드릴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불을 지펴 드리지 못하는 50을 바라보는 딸자식의 마음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리오.
며칠전 엄마의 맘에 사랑의 불을 지펴드리기 위해 달려 가 보았지만 엄마의
가을마당에는 비틀어진 마른 콩껍데기들이 즐비하게 늘려있고 어디서 주어
모았는지 바구니 가득 말려든 은행들과 빈방만이 나를 기다려 주었을 때.
나의 마음은 일어 나지 못하는 불씨 그것 이었답니다.
빈봉투에 기름값이며 조금의 용돈을 넣어두고 다시 달려오는 차안에서 아프고
쓰라림은 슬픔이었습니다,
며느리들과 오손도손 자신을 내어주고 맡기어 가면서 화해의 손길로 살아가면
자신의 일신도 편하고 살아가는 맛이 날테지만
자식에게 해준것이 없어서 폐끼치기 싫다는 엄마의 끝없는 자존심
자신만의 틀에서 똘똘 뭉쳐서 더 이상 받아 들일수 없는 엄마의 마음에 사랑의
불이 활활 지펴 지기를 바램한답니다,.
사랑의 불은 뜨겁게 타올라 뜨거운 용광로에서 불순믈을 모두 제거 해 버리고
단단한 철 덩어리로 다시 태어 나잖아요.
반목과 미움도 사랑의 불은 다 녹여 갈 수 있을 텐데.
그 작은 불씨 한점 불어 일으키기가 어찌 그리 힘이 든가요.
흩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면서
황량해지는 가을의 마지막을 피부로 느껴보면서
마음이 함께 자꾸 메말라 들어가고 움쳐려 져감이 느껴져서
돌아올 새봄의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기 위해
흩어지고 메마른 나의 마음에 사랑의 불을 지펴 보기 위해 엄마를 향해
자주 달려 가보야 하리라.
슬프하는 이웃들을 위해서 나의 마음을 쪼개어 보아야 하리라.
시린발에 양말을 신고 실내화를 걸쳐 신었던 것처럼 그들의
마음에도 사랑의 불을 지펴 드리기 위해 나의 관심을 보내어
주어야 겠다.